전통 제조업의 중심에 있는 기계산업 중에서 공작기계산업은 그 규모가 비록 제조업의 0.4%에 그치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계를 만드는 기계(Mother Machine)’로서 산업기술력 제고와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공작기계산업은 세계 5위의 공작기계 생산국으로 세계 20대 공작기계 메이커에 국내기업 2개사가 포함되는 등 일본과 독일 등 세계 공작기계 선진국들과 그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물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선진기술도입과 수입에 의존하면서 만년적자산업으로 분류됐지만 끊임없는 자체기술개발과 수출확대 노력과 함께 세계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요 확산이 더해지면서 이제는 수출전략산업으로 탈바꿈했다.
올해 8월까지의 누계교역은 수출 11억3,000만달러와 수입 8억8,000만달러로 총2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실현했다. 연말까지 총 5억달러 규모의 흑자달성이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시장상황은 그리 녹록한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쟁구도의 심화로 세계 공작기계를 선도하고 있는 일본과 독일은 첨단기술 개발로 우리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대만과 중국의 개도국들은 제품 경쟁력 제고로 우리의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때문에 성장궤도에 진입한 우리나라 공작기계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꾀하려면 관련업종 종사자들의 꾸준한 경쟁력 제고 노력은 물론이고 특히 국가차원의 공작기계산업을 바라보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정부가 무관했다. 예컨대 서울국제모터쇼와 함께 국내 5대 BIG전시회인 서울국제공작기계전(SIMTOS)이 격년제로 열리는 데 지난해까지 모두 12회가 개최되는 동안 단 한 번도 대통령이 참석한 예는 없었다. 반면 독일에서는 지난 9월에 6일간 하노버에서 열린 공작기계전시회(EMO2007)에 자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말이 진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것이 사람이든 국가든 또는 산업이라 할지라도 그 기초가 튼튼해야 크고 강해질 수 있는 것. 이렇게 볼 때 모든 산업에 있어 기초라 함은 소프트웨어측면에서는 기술이요, 하드웨어측면에서는 공작기계라 할 수 있다. 이제라도 국가차원에서 정책당국이 밀어주고 끌어주는 역할을 뒷받침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