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뜨는 민주당'에 베팅

美중간선거서 압승 예상에 '보험성 기부' 급증
록히드마틴·화이자등은 지난달 60%로 늘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월가(街)가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 기부금 제공을 늘리고 있다. CNN머니는 미국의 시민단체인 정치반응센터(CRP)의 조사 결과를 인용, 지난 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뉴욕 월가의 금융기관들이 민주당 후보에게 건넨 기부금이 전체 기부금의 51%에 달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 후보에 대한 기부금은 전체의 47%에 그쳤다. 월가의 기부금 제공 현황은 2004년 대통령 선거 때와는 반대로 나타난 것이어서 민주당이 오는 7일 중간선거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CRP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는 월가의 공화당에 대한 기부금 비중이 52%로 48%에 그친 민주당을 앞선었다. CRP의 메이시 리치 대변인은 "미국 기업들은 각종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정치 기부금을 간접 전달하는데 PAC는 유력 정당에 기부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부금 차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기업들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직접 기부금을 전달하지 않고 주주나 노조, 시민단체 등이 결성한 PAC라는 별도의 단체를 통해 기부금을 제공한다. 월가에서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에 베팅을 하는 것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공화당을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동 조사한 정당별 지지도는 10월말 현재 민주 52%, 공화 37%로 양당간 지지율 격차가 15%로 벌어졌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래 최대치다. 또 권력의 이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월가에서는 10월 들어 '정치 보험' 차원에서 민주당에 대한 기부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올해 1~9월 정당별 기부금 비율은 공화 67%, 민주 33%로 나타났다. 그러나 10월 18일 현재 기부금 비율은 공화 57%, 민주 43%로 양당간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민주당이 기업들로부터 40%대 이상의 기부금을 받은 것은 지난 1994년 이래 처음이다. 실제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은 지난 1~9월 민주 30%, 공화 70%의 비율로 기부금을 내왔지만 10월 들어서는 기부금의 60%를 민주당에 배정했다. 제약업체인 화이자도 올 들어 9개월동안은 민주당에 33%의 기부금을 건넸지만 10월 들어서는 59%로 비율을 늘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3분의 1인 33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가운데 36명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는 상ㆍ하원 모두 공화당이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12년만에 하원 다수당이 될 전망이다. 다만 상원에서는 다수당 지위를 놓고 양당이 박빙의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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