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4월 17일] 내수 안 살리면 4%대 성장도 어렵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감세에다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재정지출을 늘리겠다고 밝힌 것은 경기추락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경기 선행 및 동행지수, 고용, 재고 등 모든 경기지수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상황에 비추어 이대로 가다가는 올해 4%대 성장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운용의 최우선 목표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정책대응을 더 이상 늦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미국은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중국도 위안화 강세에다 긴축정책으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 장단기 금리구조가 역전된 것도 금융시장이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한 증거라는 점에서 미적거릴 여유가 없다. 강 장관이 추경예산 편성까지 들먹인 것은 조금 앞서나가는 면이 없지 않지만 정책 책임자로서 경기하강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적극적인 감세 및 재정정책, 서비스업 활성화를 통해 내수를 부양하고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물론 물가가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들먹거리고 있는데 부양정책으로 돈이 풀리면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성장과 물가 둘 다 놓치는 것보다는 성장이라도 확보하는 편이 낫다. 추경의 경우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법률적으로도 쉽지 않지만 15조3,000억원의 세계잉여금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당도 정책 책임자의 뜻을 존중해 긍정적으로 검토한 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1%라도 경제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다. 예산절감, 소득세율 조정은 물론 각종 규제개혁을 서두르고 상속세를 낮추는 등의 내수촉진과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기세력과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무모한 세력에 휘둘리고 있는 외환시장에 대한 감시기능을 높여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도 경제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수수방관하다가는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내수 활성화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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