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의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이에 최근 세계 증시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의 충격에서 벗어나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쳐주지 않으면 향후 주가 상승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IBK투자증권과 실적평가전문기관 IBES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주요국, 아시아 신흥국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45개 주요국 중 지난 3개월 동안 EPS 전망치가 상승한 국가는 6개에 불과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그 기업이 발행한 총 주식 수로 나눈 값으로 EPS 전망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경영실적이 나빠지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난 주말 기준 한국의 12개월 예상 EPS는 지난 3개월 전보다 3.9% 하락했다.
미국의 EPS 전망치는 1.2% 하향 조정됐고, 중국(-1.3%), 영국(-4.1%), 독일(-3.1%), 프랑스(-2.6%), 스페인(-10.6%) 등 주요국의 전망치도 떨어졌다.
신흥국들의 전망치는 하락 폭이 더욱 컸다.
인도네시아의 전망치는 6.9% 낮아졌고, 포르투갈(-9.0%), 브라질(-5.7%), 인도(-3.9%), 멕시코(-3.7%), 태국(-3.5%), 싱가포르(-3.2%), 말레이시아(-2.6%)의 전망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망치가 올라간 국가는 러시아(1.7%), 대만(1.5%), 일본(1.0%) 등 6개 국가에 그쳤다.
지난 1개월 동안에도 한국의 전망치는 1.2% 하락했고, 인도네시아(-1.6%), 영국(-1.2%), 브라질(-1.2%), 중국(-0.4%), 미국(-0.4%)의 전망치도 줄줄이 하락했다.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은 주식시장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요국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은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면 유동성 규모의 변화에 따라 주가 상승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
한국은 상장사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고, 4분기 이익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라면 실적 전망과 주가의 괴리는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을 믿는다면 매수 전략이 맞겠지만, 주가가 실적을 반영하는 숫자라고 생각한다면 탄력 둔화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