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미운오리' 5·7공구 '백조'로 거듭나나

최근 외국 대학 잇단 개교에 연구소 입주 등 호재 만발
금융위기후 쌓였던 미분양… 급속 소진·가격도 회복세

인천 송도국제도시 5공구에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왼쪽)' 전경. 뒤편으로 내년 3월 준공될 예정인 '더샵 그린스퀘어'와 2단계 공사가 한창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연구시설이 보인다. /사진제공=대우건설

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시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극명하게 엇갈린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청약 광풍이 불고 수억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2009년 이후부터는 미분양이 속출하고 상당수 단지들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돌아섰다. 먼저 개발돼 편의시설이 속속 갖춰진 1ㆍ2공구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2010~2011년께 5ㆍ7공구에서 공급된 아파트들은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미분양을 대거 양산했다. 사업성이 떨어지자 인천도시공사는 이 일대에서 분양을 포기했고 건설사들의 공동주택용지 계약 해지도 잇따랐다.

이처럼 송도국제도시 내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5ㆍ7공구가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외국대학이 속속 문을 열고 바이오ㆍ의료복합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으면서 점차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내 5ㆍ7공구에 위치한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와 '롯데캐슬' '캐슬&해모로'가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가운데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소진되고 집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미분양 소진되고 값도 오름세=2010년 말 분양한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700여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었지만 올봄부터 빠르게 소진되기 시작해 입주를 한달 앞둔 9월 모두 팔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집값도 20% 넘게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었다가 최근 분양가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더샵 그린스퀘어'는 중대형 물량 중 저층 일부만 남아 있고 전용 64㎡의 경우 5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지난해 말과 올 초에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따로 분양했던 '송도 캠퍼스타운' 주상복합도 최근 들어 한 달에 110~120개의 아파트ㆍ오피스텔 계약이 이뤄지면서 미분양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인근의 J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른 탓도 있겠지만 프리미엄 아웃렛과 의료복합단지, 외국대학 개교 등 호재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학ㆍ연구소 입주 등 호재 만발=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글로벌 캠퍼스타운으로 조성되는 7공구에는 내년 중 3개의 외국대학 캠퍼스가 새로 문을 연다. 조지메이슨대가 내년 3월 개교하고 겐트대와 유타대는 9월 개교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미 지난해 3월 개교한 뉴욕주립대를 포함해 유치가 확정된 외국대학이 네 곳으로 늘었다. 또 7공구 내 인천테크노파크 일대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짓는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서고 한진그룹이 투자하는 인하대병원 의료복합단지도 조성된다.

문화공원을 사이에 두고 7공구와 이웃해 있는 5공구는 국내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7만4,000㎡의 부지에 총 2조1,000억원을 투자해 생산ㆍ연구시설을 짓고 있다. 동아제약과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가 합작한 DM바이오는 14만5,000㎡ 부지에 바이오의약품 제조ㆍ연구시설을 짓는다.

6월 '더샵 그린워크 3차'를 마지막으로 1ㆍ2공구의 분양 가능한 토지가 고갈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도 아직 개발 가능한 용지가 남아 있는 5ㆍ7공구나 3공구로 옮아가는 분위기다. 5ㆍ7공구에는 이달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재개된다. 대우건설이 이달 하순 5공구 RC-2블록에 짓는 '송도 에듀포레 푸르지오(1,406가구)'를 분양한다. 7공구 M2블록에 들어서는 '재미동포타운'도 7일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아파트 830가구와 오피스텔 1,974실, 레지던스호텔 286실 규모로 구성된다. 외국인 주택단지여서 내국인에게는 분양하지 않는다.

W공인 관계자는 "5ㆍ7공구의 경우 대학 교직원이나 기업체 임직원들의 직주근접형 주거단지로 송도 내에서도 차별화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