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8일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이미 3대 국제신용평가사들로부터 최고 신용등급 모두 잃은 상태지만, 최고 등급에서 두 단계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는 지난 2012년 1월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최상위등급인 AAA에서 AA+로 떨어뜨린 바 있다. 무디스는 지난해 11월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내렸고, 지난 7월 피치사가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S&P는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낮춘 이유로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로 당분간 재정 건전성이 개선되기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프랑스 정부가 추진중인 경제개혁이 성장률을 높이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S&P는 “잇따른 세금인상으로 더 이상 재정 수입 확대 여력이 줄어든데다가 공공지출을 줄일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4%에 달해 유럽연합(EU)의 권고치 3%를 크게 넘어선 상태다.
S&P는 이와함께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실업률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S&P는 “정부가 시행해온 정책만으로는 2016년까지 실업률이 10%를 계속해서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해 말 실업률이 10%를 돌파한 뒤 최근 11%까지 치솟았다.
S&P는 “높은 실업률로 인해 프랑스 정부의 재정 정책과 구조개혁이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또한 정부가 추진중인 거시경제 개혁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중기 성장 전망이 개선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최근 프랑스의 올해 GDP성장률이 0.2%에 그치고 내년에도 0.9%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신용강등 소식이 전해지자 유로화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유로화 가격은 달러당 1.3410유로에서 1.3389달러로 떨어졌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주요 유럽국가의 증시도 이날 장초반 하락 출발했으며 프랑스 10년물 국채금리는 0.039%포인트 뛴2.39%로 상승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