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드 후지카와 "어리고 작다고 얕보지 말아요"

일본계 18세 후지카와, 155cm 단신불구 8언더로 6위 올라 '화제'
존슨 10언더 단독선두… 최경주는 31위로 처져

18세 고교생 골퍼 태드 후지카와가 1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에서 소니오픈 3라운드를 치르면서 와이알레이 골프장 회원으로 캐디를 봐 준 샤킬 아메드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즐거워 하고 있다. /PGA투어닷컴

7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수 차례 고비를 넘겨 살아 남았지만 155㎝의 작은 키로 여전히 '조건'이 불리한 18세 고등학생 골퍼가 하와이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18일(한국시간)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 골프장(파70ㆍ7,060야드)에서 펼쳐진 미국PGA투어 소니오픈 3라운드. 하와이 태생의 일본계 골퍼 태드 후지카와가 수백 명의 갤러리들에 둘러 싸인 채 8언더파 62타의 데일리 베스트 샷을 폭발시켰다. 3라운드 합계 성적 8언더파 공동 6위로 단독 선두 잭 존슨(10언더파)에 2타 뒤졌으나 최고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2년 전 16세 나이로 처음 이 대회에 출전,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예선 통과 기록을 낸 뒤 공동 20위에 오른 덕에 지난해 초청을 받아 출전했지만 컷 탈락했고 올해는 초청 받지 못했던 그다. 결국 월요 예선전을 치른 끝에 대회 출전 권을 얻었던 후지카와는 전날까지 이틀 합계 이븐파 140타로 공동 50위를 기록, 다시 한번 컷 통과 기록을 냈었다. 거기까지도 눈길 끌기에는 족했다. 하지만 "컷 통과나 하려고 나온 게 아니다"는 말을 증명하려는 듯 그는 만족할 줄 몰랐다. 첫 3개홀 연속 버디 포문을 연 뒤 4번홀에서 유일한 보기를 했지만 이후 6개의 버디를 추가, 전후반 나란히 31타로 8언더파 62타의 스코어카드를 작성했다. 대회 기록으로는 1994년 데이비스 러브 3세가 기록한 10언더파 60타에 못 미치지만 올해 소니오픈 최고 성적이며 후지카와 개인적으로도 종전 기록(7언더파 65타)을 뛰어 넘는 것이다. "2년 동안 코치와 갈고 닦은 기량이 이제 빛을 발하는 것 같다"는 후지카와는 "이번에는 우승이 목표"라고 했다. 지난 주에 18세 생일을 맞았던 그가 정말 정상에 오르면 1911년 US오픈에서 조니 맥더멋이라는 선수가 세웠던 19세 10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이 2년 가까이 앞당겨지게 된다. 또 1986년 서던오픈에서 우승한 프레드 와즈워스 이후 처음으로 월요 예선을 거친 우승자가 된다. 그러나 그가 정상까지 줄달음질 치기에는 강력한 견제자들이 너무 많다. 보기 없이 4언더파를 보탠 2007 마스터스 우승자 존슨이 합계 10언더파 단독 선두이며 데이비드 톰스와 마루야마 시게키 등 4명이 9언더파 공동 2위로 역전을 노리고 있다. 재미교포 나상욱(26)도 이날 4타를 줄인 덕에 합계 7언더파 공동 10위까지 올라 막판 역전 우승을 노려보게 됐다. 제프 오길비와 애덤 스콧도 공동 10위다. 한편 지난해 우승자인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ㆍ신한은행)는 여전히 퍼팅 때문에 고전하며 후반에 크게 흔들려 버디와 보기를 4개씩 해 이븐파 70타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에 따라 합계 3언더파 공동 31위까지 처진 그는 2연패의 꿈을 사실상 접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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