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12일 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 출범 후 처음 열린 당정협의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총괄역할을 맡은 그가 새 경제팀이 한나라당과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당정회의에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이는 차관급인 박 차장이 이 대통령의 정책추진 의지와 개혁 마인드를 정부와 한나라당에 불어넣는 전도사로 본격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당정이 현재 추진 중인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정에 박 차장이 ‘민원성 예산’ 반영을 위해 대통령 측근으로서 입김을 행사하려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아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실세 차관’으로 꼽히는 박 차장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최경환 당 수석정조위원장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박 차장은 이날 회의에서 윤증현 새 기획재정부 장관의 옆에 앉은 이용걸 제2차관 옆에 자리를 잡고 임태희 당 정책위의장과 서병수 국회 기획재정위원장과 마주앉아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최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예산안 편성 때 각 부처에서 올라온 민원성 예산이 많았다”면서 “데드라인을 정해 될 것과 안 될 것을 구분해야 하며 특히 박 차장이 확실하게 하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추경 편성에서 각 부처가 예산 민원을 넣지 않도록 박 차장이 잘 조정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박 차장은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었다”면서 “재정부와 당 회의에 (당사자가 아닌) 국무차장이 참석한 건데 굳이 할 말이 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