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수출이 힘이다] 한국의 미래를 밝히는 태양전지

해외주문 쇄도… 생산설비 증설러시

지난 7일 찾은 대구 성서공단의 미리넷솔라 태양전지 공장. 올해 초 국내 최대 규모로 세워진 제1공장 한편에서는 대형 크레인과 인부들이 달라붙은 가운데 제2공장 건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올 들어서도 해외 곳곳에서 주문이 많이 밀려들다 보니 기존 공장으로는 생산능력에 한계를 느껴 벌써부터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이다. 미리넷솔라는 이미 독일ㆍ이탈리아ㆍ인도 등으로부터 모두 1조원을 웃도는 태양전지 수주계약을 확보했으며 1ㆍ4분기에만 650만 유로의 태양전지를 수출하는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대구공장을 총괄하고 있는 조무현 부사장은 “오는 6월까지 증축을 마치면 현재보다 5배나 늘어난 150㎿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며 “이를 위해 독일의 태양광 장비업체와 솔라셀 2기 120㎿ 제조라인 장비를 일괄 공급받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에서 주문이 쇄도하다 보니 대구공장은 관리부서 직원까지 총동원돼 24시간 풀가동체제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인근 공장들은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량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미리넷솔라는 오히려 풀가동만으로 모자라 생산직원을 늘리는가 하면 대규모 신규 투자까지 단행해 주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공장 내 생산라인으로 들어서자 방진복 차림의 직원들이 쉴 새 없이 두 손을 움직이며 웨이퍼의 파손된 부분은 없는지, 제품이 일정한 효율을 보이도록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권근환 생산팀 과장은 “2월부터 늘어난 생산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팀 직원을 충원해 3교대 체제로 전환했다”며 “납기를 맞추기 빠듯하다 보니 모든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이달 초 출하될 220만유로의 태양전지 납품일자를 앞당겨달라는 바이어의 요청을 받아 매일같이 야간근무를 반복했을 정도다. 미리넷솔라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지난해보다 60%나 늘어난 1조2,000억원의 수주물량을 확보해 수출전사로 뛰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녹색성장의 붐을 타고 태양광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국내 태양전지업체들은 밀려드는 해외수주를 감당하지 못해 앞다퉈 생산능력 확충경쟁에 뛰어드는 등 황금기를 맞고 있다. 신성홀딩스는 최근 인도에서 234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주잔량만 3,000억원에 이르고 있으며 현대중공업 등도 독일ㆍ이탈리아ㆍ스페인 등의 주요 태양광 발전설치업체로부터 수주를 받고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대규모 태양과 프로젝트가 가시화되고 있는 북미 시장과 지형적인 여건상 태양광 전기 공급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중동, 아프리카 등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 등의 영향으로 가격은 선발업체보다 싸면서도 품질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국산 제품이 바이어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시장조사기관인 포톤컨설팅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시장 규모는 올해 9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90%나 성장하는 데 이어 오는 2012년에는 2,74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태양전지가 태양광발전에서 태양열을 전기로 바꾸는 핵심역할을 하는 만큼 태양광발전 수요의 확대는 고스란히 태양전지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경제 침체나 유가동향 등을 감안할 때 태양광 산업이 일시적으로나마 ‘성장통’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산업 자체의 후퇴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세계 전력수요의 40%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태양광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부양 정책과 태양광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미래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 전망에 힘입어 기존 태양전지 업체들은 대거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수주 물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리넷솔라는 오는 6월 말까지 120㎿ 추가 생산공장을 완공, 7월부터 생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성홀딩스도 기존 50㎿ 생산라인에 50㎿ 추가 라인을 짓고 하반기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30㎿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올 하반기까지 같은 단지에 연산 300㎿ 생산라인을 추가로 건설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KPE는 36㎿급 기존 생산공장 외에 최근 60㎿ 생산공장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밖에 한화석유화학ㆍSTX솔라 등도 태양전지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태양전지사업에 신규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면 태양전지 분야가 반도체를 뛰어넘는 제2의 수출 효자 종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업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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