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한국생존과 연관"

盧대통령, 佛동포 간담·소르본대 강연
"얼굴 붉히더라도 강한 발언권 행사할 것·對北 협력등 동북아 질서 우리가 주도"

프랑스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새벽(한국시간) 동포간담회에서 경제정책과 북핵문제 등과 관련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소르본대 강의에서는 동북아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다짐하기도 했다. ◇북한 체제위협 안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핵위기와 관련해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에서 북한체제가 결국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 하고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라며 일각의 북한체제 붕괴론에 우려를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체제의)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ㆍ한국과,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해야 된다는 일부 나라와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손발이 안 맞게 돼 있다”며 “그러면 북핵문제가 안 풀리기 때문에 어떻게 손발을 맞추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체제 전복을 놓고 한ㆍ중과 미국의 대립구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이 이번에 자신의 본심을 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등과 외교적 마찰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한 발언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또 “남북한은 한 민족이고 가장 인접해 있고 북한의 조그만 일로부터도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나의 판단은 한국이 가장 강한 발언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주도론’을 거듭 역설했다. 이어 “한국 국민의 평화와 안전, 미래까지 내다보면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을 위해 혹 누구랑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동북아의 주역=노 대통령은 6일 오후(한국시간 7일 새벽) "평화를 통한 공존, 화해협력을 통한 번영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며 "나는 그 가능성을 EU(유럽연합)에서 찾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세계 지성의 상징인 소르본대학을 방문, 장 로베르 피트 총장을 비롯한 교수와 학생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럽통합과 동북아시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프랑스 대혁명이 인류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지금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과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나는 오래 전부터 EU 출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EU의 질서를 보면서 프랑스에 대한 존경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프랑스는 전쟁의 고통을 받은 국가이면서도 독일을 포용하는 도덕적 결단으로 과거를 청산했고 이를 통해 국민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고 EU를 주도할 수 있는 명분과 자부심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일본은 과거 제국주의시대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적이 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주변국가의 깊은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중국 역시 동북아 질서를 주도하려 했을 땐 주변국들이 중화주의의 패권주의에 대해 불안해 한다"며 "여기에 바로 한국의 주도적 역할과 선택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은 이런 역할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저력이 있다"면서 "우리가 추진중인 대북 화해협력정책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소극적 차원이 아니라 동북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는 적극적 노력이며 북핵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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