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부총리 "차이나쇼크 안이한 대응 말라"
대우종기등 부실기업 매각 노조에도 기회추경편성 여부 7~8월께 가서야 결정날것
"中경제 중장기 전망 면밀히 검토해 대응"
국가 IR를 끝내고 돌아온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차이나 쇼크' 등 대내외 환경에 과민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도 건설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경제주체들의 안이함을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총리가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중국문제. 월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중국경제를 '굉장히 과열된 상태'로 규정, "성장률을 7~8% 정도로 일부 하향 조정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약간의 무리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착륙의 가능성을 제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표시했다. 아울러 중국으로부터 오는 경제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이 부총리는 다만 "우리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감안할 때 중국경제의 중장기 움직임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비가 필요하다"며 경제주체들의 안이함을 경계했다. 자신감을 갖되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음에도 관계장관간담회를 통해 중국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 대응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것도 중국발(發) 쇼크를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여타 경제현안에 대한 이 부총리의 시각도 현실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우선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노조의 부실기업 매각 참여에 대해 "절차의 투명성과 기회의 동등부여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해 입찰 등의 과정에서 노조가 참여하는 것에 반대할 명분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관계장관 및 유관기관 사장들의 대책회의에서 기회의 형평성을 감안, 노조에 입찰참여 기회를 주기로 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 부총리는 그러나 "차별대우도 없지만 특별대우도 없을 것"이라고 언급, 해석상의 여지를 남겼다. 노조의 경영참여에 대해 적극적 동조의 뜻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경제지표와 신용불량자, 기업들의 문제에 대한 시각도 비슷했다. 그는 우선 "설비투자 등 각종 정부통계가 국민생활과 괴리가 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설문조사 내용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며 "통계청에 통계와 현실간 괴리를 줄일 수 있도록 연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물가 오름세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염두에 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부총리는 특히 "건설투자는 4ㆍ4분기부터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경기 위축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 부총리가 특정 부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은 중소기업 문제에 이어 두번째다. 향후 경제정책의 초점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이 부총리는 "때가 되면 검토한다"며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추계가 나오고 2ㆍ4분기 고용과 내수 동향을 보고 한다고 했으니 언제쯤 나올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오는 6월을 전후해 추경편성 여부와 구체적인 규모가 드러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현상경기자 hsk@sed.co.kr
입력시간 : 2004-05-03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