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오일달러 투자 규모가 전세계에 4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오일달러 투자가 이전 미국에 주로 치우쳤던 것과 달리 유럽과 신흥국 등 신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캠브리지 에너지 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원유수출로 총 2,43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원유 전문가들은 올해 수입이 6,8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두달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공행진 했던 국제유가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산유국들이 굴리는 오일달러의 규모가 4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최근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글로벌 시장에 뿌리는 오일달러의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그 예로 얼마전 중동의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모기지 부실로 휘청이는 씨티그룹을 지원한 것과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씨티그룹의 대주주로 알려진 것을 꼽았다. 또 두바이증권거래소가 나스닥 지분 20%를 인수하려는 협상 중이며, 두바이와 아부다비가 미국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등 투자대상이 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그간 미국 국채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했던 산유국들이 이제는 투자의 25%가량을 아시아ㆍ중동ㆍ북아프리카 쪽으로 늘리면서 지역적으로도 급속히 다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유가상승과 함께 산유국들이 조성한 국부펀드의 등장은 서방시장 뿐 아닌 신흥국까지 오일달러의 영향력을 넓히며 기존 투자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PFC에너지의 로빈슨 웨스트 회장은 "산유국들은 오일달러로 축적되는 부를 흡수하지 못할 정도"라며 "이들의 투자펀드가 이젠 카자흐스탄에도 손을 뻗는 등 역사적인 측면에서 부의 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