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알면 용치] 치주질환

치주질환은 많은 사람들이 경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무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40대 이상의 70% 이상은 경ㆍ중증의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치주질환을 세부적으로 나누어 보면 치은염가 치주염이 대표적이다. 치은과 치주의 차이는 이렇게 생각하면 쉽다. 치은은 잇몸 부분이다. 그러므로 치은염과 잇몸 염증은 같은 개념이다. 치주염은 치은염도 포함하는데 치조골과 치근막ㆍ시멘트질 등이 떠받치고 있는 것 모두의 병이다. 대체로 치주염은 40세 전후부터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치과에서 확인해 보기 전에는 잘 모른다. 치주염은 어떤 평지에 세운 콘크리트 기둥이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아 흔들리게 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고혈압이 특별한 증상 없이 오는 질병이라 해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것처럼 치주질환도 침묵의 병이라고 불린다. 사람들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배앓이를 심하게 한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잇몸에서 조금 피가 나고 부어 있는 느낌이 드는 정도라면 신속하게 치과를 찾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물론 치아건강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대부분 이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고름이 고여 이상한 냄새가 날 때만이 병원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이정도가 되어서 병원을 찾으면 치료를 하는데 많은 기간이 걸린다. 환자 본인의 시간-경제적인 손실도 보통이 아니다. 이가 흔들리더라도 옆으로 흔들린다면 희망을 걸 수 있지만 세로로 흔들리면 치료가 어렵고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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