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자 소득자들에게 최악의 해였다. 1년만기 정기예금 이자율은 연4%선까지 떨어졌고 장단기 금리차도 거의 없어져 `은행이자로 먹고살기`가 매우 힘들어졌다.
그러나 요즘 금리가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금리를 가늠하는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10월2일 연3.98%로 바닥을 찍은 뒤 이달에는 연5%수준에서 오가고 있다. 두 달 남짓 사이에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4%대 초반을 맴돌던 정기예금금리도 최고 연4.65%까지 올라갔다. 특히 금융권 전체로 약6조원에 이르는 비과세 가계장기저축의 만기가 올해말에 일제히 몰리면서 이 돈을 다시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특판예금도 잇따라고 나오고 있다. 금리소득자들로서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금리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알 수 없다. 물론 최근의 금리오름세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국채물량이 일시적으로 공급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찰의 정치권의 검은돈수수와 관련한 대기업 비자금수사 등 불안감도 한 몫하고 있다. 때문에 금리는 더 오를 수도 있지만 연5%수준을 크게 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어찌보면 지금이 고금리예금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찬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판상품 잘 살펴보자=최근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몇몇 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는 `특판 예금`이다. 특히 만기가 돼 빠져나가는 비과세 장기저축 예금자들을 잡기위해 길어야 한 달 정도만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나은행은 최고 연4.6%의 금리가 적용되는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과 `기쁜날 정기예금`을 팔고 있다. 금리가 기존 일반정기예금에 비해 0.5%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1억원 이상은 연4.6%, 1억원 미만은 연4.5%가 각각 적용된다. 농협도 연4.5%의 `큰 만족 실세예금`을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중소형 은행들의 특판 예금 판매도 활발하다. 제일은행은 `퍼스트정기예금`과 `평생비과세적금` 신규 가입고객들에게 내년 1월말까지 연 4.5%의 이율을 보장하고 있다. 기존 제일은행 예금상품보다 0.3%포인트 이율이 높다. 한미은행도 올 연말까지 1억이상 예금자들에게는 연 4.6%, 1억원 미만에는 연4.5%의 이율을 적용하는 특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도 검토해볼만=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려는 사람들은 장기주택마련저축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자소득세가 전액 면제되는 것은 물론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만기가 7년 이상이기 때문에 이자도 상대적으로 높다.
특히 국민은행은 비과세 가계장기저축 만기자들이 장기주택마련저축으로 갈아타도록 유도하기 위해 0.2%포인트의 보너스금리를 더한 연5.0%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제일은행도 보너스금리 0.2%포인트를 포함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연5.4%의 `평생비과세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조흥ㆍ기업ㆍ제일은행도 만기를 5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금리상승기 회전식 정기예금 유리=만기가 1년이상인 정기예금의 경우 한번 가입하면 해약하기가 힘들어 금리상의 불이익을 보기 쉽다. 이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각 은행에서 판매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다.
이 상품은 만기가 1년이상 3년까지지만 1,3,6개월마다 변경된 금리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예금자가 금리상승을 예상해 1년제 회전식 정기예금(3개월 회전식 선택)에 가입한 후 실제로 3개월 이내에 예금금리가 상승한다면 3개월 이후부터는 인상된 예금금리가 적용된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중도해지할 때도 유리하다. 일반정기예금은 중도해지할 경우 원금의 2~3%에 이르는 높은 해지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회전식 정기예금은 회전기간 경과 후 해지를 하면 `1회전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금리를 준다. 1회전 기간 미만은 약정이율의 50%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1년제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3개월 회전식(연 4.6%)을 선택한 고객이 4개월 만에 해지를 했다면 1회전 기간에 해당하는 3개월은 연 4.6% 금리가 적용되고 나머지 1개월에 대해서는 연 2.3%금리가 적용된다.
<도움말: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