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공사가 6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민간기업에 대한 토지 저가매각, 토지의 잦은 용도변경, 군인공제회 등에 대한 우선 및 수의계약 등으로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김태환 의원(한나당)은 “토공이 용인 죽전 역세권 개발사업 등 4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을 통해 민간업체에 토지를 저가에 매각했다”면서 “이들 업체는 평균 수 백억원의 차익을 누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토공은 용인 죽전 역세권 개발사업을 하면서 조성토지 1만5,000평을 주변 시세보다 310만원이나 싼 평당 559만원에 G업체에 매각했다. 이로 인해 G업체는 466억원의 이득을 누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토공은 또 용인 동백 쇼핑몰 건설사업을 추진하면서 1만3,500평의 땅을 평당 128만원 싸게 매각해 또 다른 G업체에 173억원의 이득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토공은 특히 화성 동탄 복합단지개발 및 대전 엑스포 컨벤션복합센터 건설사업을 통해서도 M업체와 S업체에 땅을 저가에 매각, 이들 업체는 각각 637억원, 1,160억원의 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고 김 의원은 덧붙였다. 더구나 토공으로부터 땅을 저가에 매입한 일부 업체의 대표이사가 토공 임원 출신이어서 특혜 의혹마저 일고 있다.
김태환 의원과 함께 한선교 의원(한나라당)은 토공이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업무용지 961만4,000평을 주상복합용지로 용도변경해 545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지난 5년간 토지의 잦은 용도변경을 통해 1,565억원 가량의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처럼 연구시설용지의 경우도 대부분 공동주택용지로 용도변경돼 146억원의 수익을 챙겼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김태환 의원은 또 토공이 우선 및 수의계약 방식으로 군인공제회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수 천억원에 달하는 공동주택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이후 우선계약과 수의계약 방식으로 경기도 용인 죽전, 화성 동탄 등지의 땅 10만5,000평(1,278억원 상당)을 군인공제회에 공급했으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는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의계약으로 전국의 땅 10만5,000평을 2,550억원에 공급했다는 것.
김 의원은 공동주택지를 우선 공급 받은 이들 양 기관이 매입 취지대로 무주택 전역자나 공무원들에게 아파트를 공급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반분양을 실시해 막대한 이익을 누렸으며, 이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정갑윤(한나라당) 의원은 “토공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 99년 기업의 금융기관 부채상환을 지원하기 위해 500여개 기업으로부터 토지 385만평, 2조6,000억원 어치를 매입했으나 아직까지 51만평을 매각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어 “이에 따라 매입금액 기준으로는 약 3,106억원, 지가상승 등 매각에 따른 이익을 포함할 경우 4,103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토공은 이에 대해 대부분 PF 사업장이 아직까지 사업초기 단계인데다 매각토지의 이익도 실현되지 않아 특혜 시비는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또 군인공제회 등에 대한 공동주택지 우선 및 수의계약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절차상에 큰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