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우리나라가 외환위기후 위험을 기피하고 안전위주로 나아가는 외환위기 증후군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이 부총리는 11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 드래건밸리 호텔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제3회 연례회의에서 "은행은 부실로 인한 법적책임을 피하기 위해 대출을 안하는 등 패자논리에 젖어있으며 외환위기증후군에 빠져 세이프사이드(safe side)게임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고 은행들은 대출을 줄여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최근의 세태에 대한 답답함의 표시로 해석된다.
그는 "은행에 부실이 쌓일 수 있는데 책임을 계속 물으면 조직과 사회가 가라앉는다"고 강조하고 "국회 감사 등으로 (은행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여서 답답하고 걱정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시는 그런 위기가 와서는 안된다는 증후군에 빠져 어떤 현상이 나타날 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선배들은 지금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경제를 잘 이끌어왔다"고 상기시키고 "지금은 디지털 환경에 대한 부적응과 성공한 기업인의 자만심, 전문경영인 시장의 미성숙으로 기업가 정신이 활발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 부총리는 외환위기증후군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1960년대 구체제 전환에 따른 금단현상과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적응, 기술의 변화 등 3각파도에 휩쓸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가들은 60년대 정부주도 경제에서 21세기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정부가 나서지 않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는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으며 개방과 경쟁의 시대를 맞아서는 농업과 일부 서비스 업종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이과 관련,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의사 등은 기득권을 버려야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15년후면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이 따라오고 있으며 3~5년내 사회 패러다임이 바뀔 예정이어서 시간적인 제약이 있다"고 강조하고 기업가정신을 불태울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