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공전을 거듭해오던 17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29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ㆍ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갖고 쟁점 사항이었던 상임위원장 배분에 전격 합의했다. 양당의 협상 타결은 국회 공전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국회를 통해 피랍사건 국정조사 등 정치현안을 다루겠다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양당 대표들은 이날 논란을 빚었던 법사위를 한나라당이 가져가는 대신 열린우리당은 예결특위와 문화관광 위원장을 각각 맡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동에서 19개 상임위와 특위 가운데 운영ㆍ행자ㆍ문광ㆍ통외통ㆍ국방ㆍ정보ㆍ정무ㆍ건교ㆍ보건복지 위원장과 예결특위ㆍ윤리특위 등 11개 위원회 위원장은 열린우리당이 맡고 법사ㆍ재경ㆍ농해수ㆍ산자ㆍ교육ㆍ과기정ㆍ환노위와 여성특위 위원장 등 8개 위원회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맡기로 합의했다. 현재 예결위원장에는 우리당 정세균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한나라당 몫인 재경위원장에는 3선인 박종근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정의화ㆍ안택수ㆍ홍준표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이날 합의에 따라 여야는 오는 3일 일단 임시국회를 폐회한 뒤 5일부터 15일까지 임시국회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임시국회에서는 5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 상임위 활동과 교섭단체 대표 연설, 대정부 질문 등을 진행한 뒤 15일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과 예결위 상임위화 문제 등 주요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5월3일 여야 대표가 합의한‘새정치 협약’에 따라 정치개혁 특위 등 6개 특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정치개혁ㆍ규제개혁ㆍ남북관계 발전 특위는 열린우리당이, 국회개혁과 일자리 창출ㆍ미래특위는 한나라당이 각각 맡기로 합의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김선일씨 피살사건에 대한 대응 등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고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으로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면서 “국회가 여야간 타협을 존중한다는 것을 전제로 법사위를 야당에 양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