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몰아치는 재개발 바람에 강남도 '들썩' 반포동 일대 소형 지분값 1년새 3배 껑충최근엔 '지분쪼개기'용 빌라 신축 잇따라"아직 기본계획수립도 안돼… 투자 유의를" 이유미기자 yium@sed.co.kr 강남 중심부로 꼽히는 강남대로변 서초구 반포1동 다세대ㆍ다가구 밀집지역에 재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골목길을 따라 빽빽히 들어선 다세대주택가 뒤편으로 교보타워(왼편 붉은색 건물)와 서초동 삼성타운(중앙) 등이 보인다. 직장인 A(38세)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미아동의 76㎡형 아파트를 3억3,500만원에 팔아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대지지분 24㎡의 다세대를 매입했다. 당시 A씨가 거주하던 미아동의 아파트는 길음ㆍ미아뉴타운과 인접해 알짜 단지로 꼽혔지만 반포1동 일대의 '재개발' 소문을 듣고 모험(?)을 감행한 것. A씨는 "2억8,000만원에 매입했던 다세대가 6개월 사이 6,000만원 올랐다"며 "강남이 재개발되면 현재 강북 뉴타운과 비교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북을 휩쓸고 있는 재개발 바람이 강남으로 번지고 있다. 강남대로 교보타워사거리에서부터 논현사거리에 이르는 서초구 반포1동 700 일대 다세대ㆍ다가구 밀집 지역에 재개발 소문이 돌면서 지분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 ◇지분 가격 1년 새 3배 치솟아=이 일대는 고층 업무시설이 즐비한 강남대로에서 외딴섬처럼 남아있는 다세대ㆍ다가구 밀집 지역이다. 한 때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주로 모여 살아 '선수촌'이라 불리기도 했던 이곳이 재개발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 지역 서담공인중개사 구순덕 대표는 "재작년부터 이 일대가 재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최근 1년 사이 지분 가격이 크게 뛰었다"며 "지금은 투자자들이 돈을 싸 짊어지고 찾아와도 매물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일대 33㎡ 이하 소형 지분은 1년 전만해도 3.3㎡당 1,200만~1,500만원선이었지만 지금은 4,000만~4,500만원까지 치솟았다. 1년 새 3배나 오른 셈이다. 이 지역에 사는 주부 최모(47세)씨는 "700번지가 서초구에서는 손에 꼽히는 노른자위 지역임에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거의 없을 정도로 개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었다"며 "현재 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 개통이 예정돼 있고 재개발이 언젠가 이뤄지면 강남 최고의 주거중심지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재개발 기대심리를 타고 가구수를 늘려 빌라를 신축하는 사례도 종종 등장하고 있다. ◇관할구청은 "계획 없다"=하지만 이 일대 재개발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현지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 성신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외지인들이 찾아와 재개발 얘기를 자꾸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솔직히 현지 중개업소들은 긴가민가한 심정"이라며 "만약에 재개발된다고 해도 최소 5~7년은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할 서초구청 역시 "2년 전 반포1동 700번지 일대에 대한 재개발 사업성을 검토했었지만 노후도 등 기본 여건들이 충족되지 않아 취소됐었다"며 "현재는 재개발 기본계획수립 등 그 어느 것도 검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 소장은 "기존의 재건축아파트나 재개발 지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초기 재건축ㆍ재개발지역을 선점하려는 투자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반포1동 일대도 그런 투자 경향과 함께 지난해부터 지분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아직 재개발 기본계획도 없는 실정이라 투자 리스크가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