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기아차 '포르테 쿱'

밀림없는 코너 워킹… 뒷자석도 넓어


포르테 쿱의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 시승한 차는 1.6리터 엔진 자동변속기 모델(최고출력 124마력ㆍ최대토크 15.9kg·m)로 기아차가 주력으로 내놓은 차량이다. 곁눈질로 본 포르테 쿱은 젊은 감각을 풍성하게 불어넣었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선 기존의 티뷰론이나 투스카니는 뒷부분이 유리와 트렁크리드가 함께 열리게 돼 있는 2도어 해치백인 반면 포르테 쿱은 세단처럼 트렁크만 열리는 스타일의 정통 쿠페다. 내부 인테리어는 블랙 플라스틱 재질과 이를 감싸고 있는 레드톤 인조가죽의 조화가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그 동안 아쉬움으로 남았던 기아차 내장재의 품질 문제는 포르테 쿱에서 대부분 해소된 듯하다. 페달까지 알루미늄 재질이다. 차문이 상당히 긴 것도 이 차의 특징이다. 앞 좌석은 웬만한 중형 세단도 울고갈 정도로 널찍하다. 쿠페라는 특징 때문에 뒷좌석이 좁을 것 같지만 이 또한 의외로 넓다는 느낌이다. 180cm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을 정도였다. 포르테 쿱의 앞모습은 BMW 120d 스포츠패키지와 미쓰비시 스포츠카 랜서 에볼루션을 섞어 놓은듯하다. 스포일러라도 달 듯 치켜 올라간 엉덩이는 인피니티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이다. 가는 곳마다 주위의 시선을 끌었는데 모두들 수입차처럼 생겼다고 입을 모았다. 준중형차에 17인치 블랙 휠, 알루미늄 인서트까지 신경을 써서 튜닝을 하려고 해도 할 구석이 없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코너를 돌 때 밀림이 없는 날카로운 코너 워킹은 포르테 쿱의 백미다. BMW 핸들링 감각에 근접할 정도였다. 브레이크 또한 4륜 모두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했기 때문인지 감속도 깨끗했다. rpm을 올려보니 배기음도 상당히 신경썼다. 국산 4기통 엔진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사운드. 1단에서 2단으로 넘어갈 때는 맹렬한 기세로 올라가지만 4,000rpm까지 이를 땐 둔한 느낌이다. 이를 넘기자 명실공히 스포츠 쿱의 파워가 느껴졌다. 진정한 스포츠카의 느낌을 얻고 싶다면 기어를 D가 아닌 스포츠 모드에 놓고 몰아보자. 2단에서부터 급가속을 받기 시작해서 3단을 놓고 밟자 시속 150~160km까지 수월하게 치고 올라갔다. 3단에서 속도를 낸 후 4단으로 옮기자 무서운 속도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쿠페의 장점을 살려서 주행하면 1등급 공인 연비 15km를 실현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 바로 트립 기능인데 트립 버튼을 누르면 경제운전 안내 시스템인 에코 드라이빙에 따라 주행할 수 있다. 전자 기기들과 가까운 젊은층들을 겨냥해서인지 외부기기 연결이 간편하다. 일반 오디오 기기와 USB를 연결할 수 있는데 연결하자마자 디스플레이창엔 "외부기기와 연결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감미로운 음악이 흘러 나온다. 프론트 도어에 달린 라이팅 스피커를 켜면 음악의 비트에 맞춰 LED 램프가 깜빡거린다. 가격은 1.6 모델이 1,541만~ 1,905만원, 2.0 모델이 1,684만~1,966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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