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기업 중장기 비전/2005년을 잡아라

2005년을 향한 그룹·기업들의 의욕적인 발걸음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 재계에 있어서도 21세기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모든 경영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지금까지 해왔던 전략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요 그룹과 기업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중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이의 달성을 위해 뛰고 있다. 21세기 전략 가운데서도 2005년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특별하다. 2005년이 특별한 변화의 전환점은 아니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가시적인 목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해를 중장기전략의 중간거점으로 여기고 있다. 삼성·현대·LG·대우 선경 등 우리나라 재계를 움직이는 5대그룹들을 비롯, 주요업체들이 마련한 2005전략과 비전을 통해 한국의 기업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대우/첨단·글로벌경영으로 재무장/해외기반 확대 세계경영 지속/2001년 자동차 5대메이커 “점프” 「해외에 1천개의 사업장을 구축하고, 15개의 해외본사를 거느린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도약하자.」 대우그룹(회장 김우중)이 지향하는 2000년대 세계경영의 뼈대다. 해외인력도 25만명으로 늘려 무국적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대우 세계경영의 핵심은 자동차와 전자. 자동차는 2001년까지 국내외 2백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5대 자동차메이커로 점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폴란드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인도 중국 등 10여개 전략시장에 대규모 자동차생산기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연구개발인력도 8천5백명으로 늘려 기술자립을 이룩하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차종개발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전자도 고유브랜드의 판매비중을 높이고 해외생산비중을 50%로 높여 컬러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주력제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우 세계경영의 기둥인 (주)대우는 ▲글로벌 지주회사 ▲복합적 금융회사 ▲세계적 유통회사화를 통한 초일류상사의 위상을 다지기로 했다. 또 건설은 설비운영에서 금융 무역 등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국제적 종합건설업체로 도약하고, 선진기술 확보를 통해 원전등 고부가가치형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금융은 국내외 은행 보험 투신사업에 참여, 국제적 종합금융업체로, 호텔은 중국 베트남 알제리 등의 독자적인 호텔사업을 통해 국제적 호텔네트워크를 각각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한 경영혁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우는 국내외 전사업장에서 2000년까지 매년 비용 10%절감, 1인당 매출액 1백%성장, 그룹매출액의 매년 30%성장, 당기순익률 국내1위 등을 달성하기 위한 강도 높은 제2관리혁명에 돌입한 것. 또 핵심기술 자립기반 구축을 위해 연구개발분야에 모두 1조원을 투자하고, 대우·미시간 MBA과정연수, 지역전문가양성 등을 통해 대우인의 세계화에 주력하는 것도 21세기를 대비한 것이다.<이의춘> ◎삼성/전자이어 륙해공 전방위 공략/사업구조 조정 2005년 매출 200조 삼성그룹(회장 이건희)의 2005년 모습은 자동차, 조선, 항공기 등 륙해공 수송기계산업이 전자에 이은 제2주력 사업이 면모를 유지하고 매출액은 2백조원이 넘는 글로벌기업이다. 삼성이 최근 마련한 「2005년 경영환경 변화와 그룹의 장기경영전략」에 따르면 삼성은 ▲지식창조형 경영 ▲정보경영 ▲복합경영 ▲상생경영 ▲다국적경영 ▲시나리오경영 등 6개로 집약, 이에 맞춰 그룹의 사업 및 경영구조, 인사·조직, 정보 등 경영전반을 새롭게 전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삼성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첨단산업으로 채우고 해외매출 비중을 60%선으로 높여 명실상부한 세계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삼성은 그룹의 전사업장이 국내정상 및 세계적 대열의 위치를 확보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사업은 과감히 철수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00년까지 자동차의 전자화비중을 40%로 높여 자동차·기계부문에 전자기술을 활용하는 등 그룹내 업종간 시너지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서비스·소프트사업의 육성을 위해 전자, 기계, 화학 등 기존 사업구조를 1사 1업종체제로 바꾸고 2단계로 산업재와 생활소비재, 지식서비스재 등 3개 군으로 재편성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생산을 담당하는 회사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사업회사로 구분, 고객의 문제와 요구를 즉각적으로 해결해주는 토털솔류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경영구조는 경영권 안정, 경영효율 증대, 환경대응력 제고 등 3가지 관점에서 경영권과 소유권의 일체화를 통해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구축하고 지주회사 설립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 지주회사가 그룹경영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간다는 것이다.<민병호> ◎LG/전자 등 미래사업에 역량집중/투자의 40% 할당… 한계사업 철수 LG그룹(회장 구본무)의 2005년 전략은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한계사업, 수익을 내더라도 1등달성이 불가능한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하는 대신 승부사업과 전략사업을 선택, 그룹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LG는 지난해 뉴비전인 「도약 2005」를 제정했고, 지난달 27일 창립 50주년 기념일에는 이의 구체적인 실천전략을 마련했다. LG는 이 전략에서 2000년까지 ▲정보통신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전지 등 첨단 정보소재 등을 미래승부사업과 전략신사업에 모두 6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정보통신·전자등 승부사업에 전체 투자금액의 40%에 달하는 23조원을 집중투자, 지속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또 한계사업 정리작업에도 본격적으로 착수, 1단계로 3년내 40개사업에서 철수하고 이후 50개 사업에 대해서도 정상화과정을 거쳐 정리하는 등 앞으로 모두 3조원규모의 90개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중국에 1백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동남아·동유럽 등 해외 주요전략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추진, 글로벌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마련하면서 그룹볼륨도 키워 2000년 1백30조원, 2005년 3백조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 1등은 물론 세계초우량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구본무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도약 200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본방법은 미래형 사업구조를 만들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환경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구조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이용택> ◎현대/21C 고부가가치형 구조전환/정보통신 등 핵심기술 확보 주력 현대그룹(회장 정몽구)은 첨단정보화, 글로벌라이제이션, 그리고 무한경쟁으로 대변되는 21세기 기업환경속에서 세계초우량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을 2005년 핵심전략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주력분야인 자동차·전자·중공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지향하고 정보통신·우주항공·제철·금융분야에 새롭게 진출해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는 사업구조를 21세기형 고부가가치로 전환키로 하고 ▲정보통신·메커트로닉스기술·신소재개발 등 미래핵심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해 신규유망분야진출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런 미래핵심기술을 바탕으로 신규유망분야로 다각화를 꾀하며 ▲비메모리반도체·무공해전기자동차·자기부상열차와 고속전철·특수선박개발 등 고부가치제품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는 이와함께 좁은 국내시장에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투자지역과 진출방식도 다양화하고 투자규모도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중국·베트남·인도 등의 아시아지역과 멕시코·브라질 등 중남미지역을 주요투자거점지역으로 선정해 집중투자하고 첨단기술 습득과 시장확대를 위해 미주 및 유럽지역에 연구법인과 첨단제품 생산공장을 세울 방침이다. 현대는 이같은 신규 유망업종 진출전략과 세계화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독자적인 세계일류기술의 확보 ▲가치위주의 마케팅 ▲공동체의식형성과 구성원의 정예화 ▲조직의 수평화 ▲수익중심의 경영 ▲글로벌정보인프라구축 등 8가지의 21세기그룹중점전략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김희중> ◎선경/경쟁력 무기 초일류기업 추구/금융­유통기반 해외진출 가속 「세계 일류 기업」. 선경그룹(회장 최종현)이 추구하는 2005년 비전이다. 선경의 비전은 단순히 국내에 안주하는 기업이 아니라 세계를 다스리는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선경은 이를 위해 수펙스와 선경경영관리체계(SKMS)를 통한 경쟁력 우위확보와 과감한 해외시장 개척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세계화에 있어서는 미국·일본·중국 등을 포함한 세계 주요지역에 그룹의 핵심역량분야를 모아 투자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선경은 또 텔레커뮤니케이션분야의 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금융·유통·환경산업 등 미래유망사업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장기전략도 마련했다. 이같은 계획은 가시화되고 있다. 유공이 기존 에너지·화학사업에 미래유망사업인 정보통신·환경·유통사업을 모색하고 있으며, SK텔레콤이 세계 20위의 종합통신사업자로 부상한다는 계획아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같은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선경의 미래지도는 금융·유통을 축으로 하면서 ▲정보통신 ▲화학 및 에너지 ▲복지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세계일류기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선경은 이를 통해 2000년에는 매출 52조원을 달성하고 2005년에는 97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선경은 특히 2005년 비전에 담겨있는 것은 외형성장 뿐만이 아니다. 상품의 질과 생산성·기술·서비스분야에서도 세계최고를 추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선경은 고객만족의 기조위에 「무결점」, 「선고객」, 「고만족」을 추구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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