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 “동서간 우애 금갈라”

불법 대선자금 정국에서 갈수록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나라당과 검찰의 `한 집안 동서`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와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 두 사람의 장인은 자유당 정권때 농림장관을 지내고 전경련 부회장을 역임한 뒤 1993년 타계한 임문환 변호사. 1남5녀 집안에 장가 든 셋째 사위인 홍 총무가 다섯째인 문 기획관보다 손위다.두 사람은 다른 동서 2명이 일찍 타계해 우애가 각별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대선자금 정국으로 두 사람은 양보 없는 기 싸움을 하고 있다. 홍 총무는 SK비자금 사건 초기 검찰이 최돈웅 의원을 소환하자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는 것을 보지 않고서는 보내지 않겠다”고 해 검찰을 곤혹스럽게 했다. 문 기획관도 한나라당 재정국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하는 등 비자금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하면서 손윗 동서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홍 총무는 최근 사석에서 고충을 토로했다고 한다. 당에서는 동서를 통해 수사상황을 파악하라고 눈치를 주지만, 아랫동서의 입장을 난처하게 해선 안되기 때문. 그는 “문서방과 내가 동서라는 게 알려지면 골치 아플 것 같아 말도 하지 못했다”며 “실제 전화통화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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