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의 재무적 투자자(FI)이자 2대 주주인 모건스탠리 계열의 사모펀드(MSPE Metro-Investment AB) 측 사외이사 2명이 갑작스럽게 중도 퇴임하면서 상장 이후부터 제기됐던 현대로템의 오버행(대규모 매도물량)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전날 사외이사인 이상훈 MSPE 한국대표와 정회훈 MSPE 아시아 전무가 일신상의 사유로 중도 퇴임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 대표와 정 전무의 임기가 오는 2016년 3월까지인데다 이 대표는 현대로템 감사위원까지 겸임했기 때문에 이들이 중도 퇴임한 것은 MSPE가 현대로템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SPE는 현대로템의 최대주주인 현대차(57.6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42.36%)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로템 상장 이후 시장의 오버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상장 이후 6개월 동안의 보호예수기간을 자진해서 설정했었다. MSPE의 보호예수기간은 오는 4월 말까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법상 FI가 2개 이상 상장사의 사외이사를 겸임하지 못하게 돼 있어 MSPE 측이 다른 업체들에 집중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그만두는 것이라고 전해왔다”면서 “현대로템의 사외이사를 그만두는 것과 지분 철수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MSPE 측 사외이사가 중도 퇴임한 것과 물량 출회가 큰 연관이 없다며 오버행 이슈 자체보다 현대로템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가 구축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의 오버행 이슈는 상장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며 “MSPE의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4월 말 이후부터는 항상 오버행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로템은 장기 성장성이 국내 기계업종 중 가장 높은 편이라 MSPE의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주가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