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채무상환 능력 좋아졌네

이자보상배율 14% 증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들의 채무상환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와 같은 재무구조 개선이 기업의 실질적인 영업능력 향상보다는 저금리 기조와 투자 위축의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이하 상장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13개사의 2013년도 이자보상배율은 4.84배로 전년 4.23배 대비 14.42%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기업의 실질적인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배율 4.84배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1,000원 중 이자 비용으로 206원을 지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석 대상 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60조4,06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2% 증가했고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9.29% 감소한 12조4,839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의 감소폭이 영업이익 증가폭보다 훨씬 크다.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저금리 기조와 기업 투자 위축의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50%로 전년 2.75%에 비해 0.25%포인트 낮아졌고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평균도 2.79%로 전년 3.13%보다 0.34%포인트 줄었다.

상장 기업들이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비해 내부 유보금을 쌓아두는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은 점도 이자 비용을 끌어내린 요인이라는 평가다. 상장협 관계자는 "투자가 부진하니 차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자연히 이자 비용도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자보상배율이 1배에도 못 미치는 기업의 수는 지난해 총 55개로 전년 56개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은 기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회계상 이자비용이 '0'인 회사는 41개사로 전년 35개사에서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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