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금융사고가 터지고 있는 국민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전면적인 종합검사에 나선다. 이번 검사는 국민은행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와 위험관리 실태 전반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특별검사'보다 수위가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당국이 국민은행 내부의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수현 금감원장은 국민은행 사태에 관용 없이 강력히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달 중 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이 특정 은행의 내부통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부터 국민은행에서 직원 내부비리와 횡령사고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내부통제망을 대대적으로 검사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민은행 직원비리 등과 관련한 검찰조사와는 별개로 금융당국도 국민은행 내부를 대대적으로 뜯어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2·4분기 중 종합검사를 해 곪은 부분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악의 경우 국민은행 경영진이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인 것은 금융권 사고가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발생하면서 감독당국의 책임론까지 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사건사고의 연속이었다. 일부 직원들이 공모해 주택채권 원리금 110억여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지난해 11월 적발되면서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3개월간 청약저축 및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 모집과 국민주택채권 신규 판매 등이 중지된 상태다.

여기에 지난해 도쿄지점에서 발생한 지점장의 5,000억원대 부당대출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실시되고 있으며 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국민은행 신정동지점의 한 팀장이 부동산개발업자에게 1조원 규모의 허위 입금증을 발부해주는 어이없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국민은행은 이달 초 자체적인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내부통제망 개선에 근본적 처방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