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 부문의 부패 정도가 지난해와 같은 5.1점(10점 만점)으로 평가돼 국가별 순위가 43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30개 회원국 평균 7.18점에 크게 못 미친 것이며 아시아권에서도 전체 4위 싱가포르(9.3점), 14위 홍콩(8.3점), 17위 일본(7.5점), 32위 카타르(6.0점), 공동 34위 대만ㆍ마카오ㆍ아랍에미리트연합(이상 5.7점) 등에 밀렸다.
반부패 국제 비정부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 한국본부는 26일 오후 서울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2007년 부패인식지수(CPI)’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부패인식지수가 말레이시아와 같은 5.1점으로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공동 4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한국 부패인식지수는 국가별 조사가 시작된 지난 1995년 4.29점(41개국 중 27위)으로 출발해 이듬해 5.02점까지 올랐다가 1999년 3.8점으로 바닥을 친 뒤 지난해까지 매년(2003년 제외) 소폭 상승했었다. TI 한국본부는 “2001년 부패방지법 제정,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 설립, 2005년 투명사회협약 체결 등 하드웨어적 성과를 거뒀으나 이를 뒷받침하고 내용을 채우는 일에서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윤리 인프라 마련과 국가청렴위원회의 운영 개혁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덴마크ㆍ핀란드ㆍ뉴질랜드가 9.4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고 싱가포르ㆍ스웨덴이 9.3점으로 공동 4위, 아이슬란드(9.2점)가 5위를 차지했다. 소말리아와 미얀마는 1.4점으로 최하위(공동 179위)를 기록했다. 중국ㆍ인도ㆍ브라질은 3.5점으로 공동 72위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란 기업인과 국가 분석가(애널리스트)들이 바라본 한 국가의 공공 부문 부패 정도에 대한 인식을 0~10점의 점수로 환산한 수치. 부패 정도가 심할수록 점수가 낮다. 지수가 3점대 이하면 전반적인 부패 상태, 7점대 이상이면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