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미디어사업법 놓고 이견 '뚜렷'

IPTV 규제 '방송법' 對 '정보미디어사업법' 대립

인터넷TV(IPTV) 등 통신ㆍ방송 융합 서비스의조기 정착을 법률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보미디어사업법안'을 둘러싼 각 이해관계자들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이 14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최한 정보미디어사업법안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규제 관할권 등 이 법안의타당성 여부를 놓고 현격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유 의원은 지난 10월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지만 현행 법제가 전기통신법과 방송법으로 이원화돼 있어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보미디어사업법안'을 공식 발의한 바 있다. 토론자로 나선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은 "국민과 수용자중심으로 봤을때 IPTV와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은 지상파나 유선 TV와 동일한기능을 수행한다"며 IPTV를 '방송'으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IPTV를 방송의 영역으로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의원입법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그는 "IPTV 등은 사업자와 이용자간의 계약과 요청에 따라 제공되는 것이라고해도 본질적으로 대중매체의 성격과 언론 기능을 가진다"며 "IPTV 등의 뉴미디어가실용화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를 방송법과 언론피해구제법 등 기존 법제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위원회 방송통신구조개편기획단을 비롯해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관계자들도 정보미디어사업법안이 방송법과 중복된다며 현행 규범체제하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이기주 정보통신부 통신방송융합전략기획단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발표를 인용, "IPTV, 주문형비디오(VOD) 등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를 방송으로 규정한 회원국은 30개 회원국 중 5개국에 불과하다"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이IPTV를 인터넷(통신)으로 간주하거나 융합서비스로 봐 제3의 법을 제정해 운영하고있다"고 반박했다. 이 단장은 또 "IPTV를 방송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IPTV 특성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오류"라면서 "정보미디어사업법안의 취지와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IPTV의 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초성운 통신방송연구실장도 '정보미디어사업법안'에 대해"IPTV 등과 같은 신규 융합서비스를 기존 통신이나 방송이 아닌 제3의 영역으로 분류해 갈등 해결을 위한 구조적 방안을 모색했다"고 평가하고 "법안통과에는 기존 갈등의 당사자들로부터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관련 기구들의 진보적 태도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 방송통신융합준비단 관계자는 "융합 산업에 대비한 법과 제도 정비노력은 의의가 크다"면서도 "방송과 통신의 규제기관이 분리돼 있는 현재의 상황을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융합서비스만을 위한 제3의 법률 제정은 융합산업을 왜곡할우려가 있는 만큼 방송과 통신의 구조개편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간에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뚜렷이 엇갈렸다. 이덕선 큐릭스[035210] 대표이사는 "IPTV와 케이블TV간에는 수요의 대체성이 있는 만큼 IPTV를 방송영역으로 봐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방송법의 존속하고 있어'정보미디어사업법안'과 양립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IPTV 사업을 할 수 있는 통신사업자는 거대 기업인 KT[030200]로 중소규모인 케이블TV 사업자와는 경쟁이 안된다"면서 "방송ㆍ통신산업간 규제형평성과공정경쟁을 고려해 법제정에 앞서 케이블TV 산업에 대한 지원이 먼저 필요하다"고덧붙였다. 이영희 KT 미디어본부 상무는 "IPTV 출시로 다양한 매체출현에 따른 콘텐츠 산업 발전은 물론 디지털방송 확산을 통한 전국민의 정보격차 해소 효과 등이 기대된다"면서 "IPTV가 차세대 네트워크 진화를 위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므로 관련 법률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맞받아쳤다. 이 상무는 아울러 "현재 우리나라가 브로드밴드 등 IT(정보기술)분야에서 세계최강국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의 미비로 네트워크의 진화가 정체되고늦어지게 되면 신기술 개발과 관련된 산업의 주도권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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