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의 TV포털 서비스인 ‘하나TV’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제재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방송위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최근 낸 질의에 대해 ‘TV포털을 방송 서비스로 간주하고, 방송법에 따른 허가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통신업계나 정보통신부 등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우선 통신업계는 주문형 비디오(VOD)를 방송으로 보는 것부터 이상하다는 주장이다. TV포털은 초고속인터넷망과 셋톱박스를 연결해 영화나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VOD 방식의 서비스를 말한다. 이름만 TV포털이지 TV가 아니다. 최근 LCD TV 등이 대량 보급되면서 누구나 PC 본체로부터 모니터 선만 바꿔 꽂으면 언제든지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게 현실이다. TV포털은 단지 각종 콘텐츠를 집적해 편리성을 높였을 뿐이다. 하나로텔레콤이 편성권도 없고 실시간 서비스도 아닌 초고속인터넷 부가 서비스를 규제하려 한다면서 반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VOD 서비스를 방송으로 간주한다면 수많은 포털과 사이트의 웹서비스가 모두 방송법 위반이며, 심지어 지하철 방송과 SK텔레콤의 ‘준’, KTF의 ‘핌’ 등 휴대폰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당장 중단될 수밖에 없다. 방송위의 제재 검토가 불합리한 또 다른 이유는 2년 전과 달라진 태도다. 지난 2004년 6월 KT가 ‘KT홈엔’이라는 VOD 상용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왜 이제 와 문제 삼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정통부에 기간통신 사업자의 부가 서비스로 신고한 뒤 사업을 시작한 하나로텔레콤으로서는 계획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됐지만 방송과 통신의 영역다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물론 단말기 융합현상이 가속화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규제기관의 혼선은 하루 속히 해소돼야 한다. 규제기관 사이의 혼선이 계속되면 될수록 산업계의 피해는 늘어나고 소비자 불편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