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걱정거리였던 '무제한 요금제' 폐지가 시간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그 동안 대외적으로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유지해도 통신망에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무제한 요금제의 폐지 시기와 명분을 놓고 고민해왔다. 8일 업계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무제한 요금제를 대체할 새로운 스마트폰 요금제를 두고 SK텔레콤과 논의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새 요금제는 이달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방안 발표에 맞춰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역시 통신요금을 낮춘다는 '명분'을 갖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는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처음으로 도입했지만, 음성ㆍ데이터ㆍ문자 등 이용량이 고정된 데다 월 기본료가 비싼 편이라 가계통신비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왔다. 이에 대해 방통위와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 '금시 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이 날 방통위는 특정 사업자와 무제한 폐지를 논의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도 "그런 협의를 한 일이 없으며 가입자들의 반발 때문에라도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무제한 요금제 폐지는 시간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선인터넷 이용량 상위 1%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40%를 쓴다"며 "장기적으로는 무제한 요금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통신요금 외에도 일부 이용자들의 과다한 이용으로 인한 나머지 이용자들의 통화품질 저하도 문제라는 이야기다. 상위 10% 이용자는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90%를 쓴다. 이 때문에 미국의 1위 이동통신 사업자 AT&T도 지난해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했으며, 경쟁사인 버라이즌도 곧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K텔레콤을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한 KT나 LG유플러스의 경우 방통위와 SK텔레콤이 '총대'를 메면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KT는 아이폰 가입자의 데이터 이용량이 여타 스마트폰 가입자보다 높은 데다 강남 등에서의 데이터 사용량 폭주로 속앓이를 해 왔다. 이동통신사들은 공식적으로는 가입자들의 비판을 의식해 급증하는 데이터 사용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에는 "추가 주파수가 있어야 데이터 사용량 폭주에 대응할 수 있다"고 읍소해왔다. 무제한 요금제가 폐지되면 가입자가 음성, 데이터, 문자 사용량을 조절해 쓸 수 있는 '모듈형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모듈형 요금제가 등장하면 데이터 이용량은 매월 남는데 음성통화량이 부족해 추가 요금을 내는 등의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