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가 끝남에 따라 2015학년도 수능도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길게만 느껴졌던 고3 생활도 절반이 지나감에 따라 학생들은 남은 5개월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뒤늦게 부랴부랴 대입을 준비하지 않으려면 고1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며 "3년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성공적인 대입을 위해서는 내신 관리와 수능 준비, 기타 비교과 활동을 위한 준비 등을 미리 해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습계획과 준비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입제도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관해 숙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매년 입시제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입시제도가 발표될 때마다 학부모와 수험생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특히 아직 2년이 넘는 시간이 남았지만 복잡한 대입제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고1 수험생들은 이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현재 고1이 대입을 치르게 될 2017학년도 대입은 큰 틀에서는 현행 체제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6학년도까지의 대입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다.
수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다는 점이다. 교학사 교과서 논란 등으로 이슈화됐던 사회탐구 영역의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부담이 다소 늘어나게 됐다. 교육부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문제를 최대한 쉽게 출제하며 평가방식도 다른 과목처럼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백분율 등이 함께 제공되는 기타 과목과 달리 한국사는 등급만 제공받게 됐다.
국어영역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난다. 지난 수능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던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서의 선택형 수능이 수학만 제외한 채 폐지되기 때문이다. 영어의 경우 올 11월에 치러지는 2015학년도 수능부터, 국어는 2017학년도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수학만 계열에 따라 가형(자연)과 나형(인문)으로 분리돼 실시된다. 가형에는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가 포함되며 나형에는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가 포함된다.
사회탐구 영역은 한국사의 필수과목 지정에 따라 현재 10개에서 9개로 줄어든다. 과학탐구와 직업탐구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각각 8개와 10개 과목이 유지된다. 수험생들은 본인이 응시하는 영역 중 최대 두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수시모집전형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현재와 동일하게 등급만 활용되며 백분위는 사용되지 않는다.
수능일도 현재보다 미뤄진 11월 셋째 주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애초 11월 마지막 주나 12월 첫째 주를 고려했으나 한파 등 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11월 셋째 주로 확정했다.
수능 외의 대입전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따라서 학생들은 대입제도가 현행과 유사하게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5학년도 대입을 기준으로 수시는 4개 유형, 정시는 2개 유형으로 수험생을 선발한다. 이대로 지속이 된다면 2017학년도 대입도 간소화된 전형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형은 크게 수시모집은 학생부 교과와 학생부 종합,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와 특기자전형 등의 실기 위주 전형으로 나뉘며 정시모집은 수능 위주와 실기 위주로 나뉜다.
1학년 학생은 아직 계열 선택을 하기 전이므로 진로 설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의 적성과 특기, 장래 희망 등을 발견했다면 심사숙고해서 진로계획을 세워나가고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 진로 검사나 진로 탐색의 기회를 다양하게 가져야 한다. 계열을 선택한 후에는 희망 대학과 학과를 정하고 그에 따른 전형별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나가야 한다.
고1 학생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내신 성적 관리다. 수시모집 전형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고 학생부 중심의 선발을 지속하는 것이 현재 교육부의 방침이기 때문이다. 2015학년도 대입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학생부 교과전형의 경우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교과 100%를 반영하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이때 교과성적을 적용하는 방법은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이 모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학생부 교과전형은 대학별 지원 학생들의 성적 편차가 크지 않고 상당히 높은 성적을 얻어야 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1학년 1학기부터 내신성적 관리에 힘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학생부 종합전형은 1단계는 서류로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는 1단계 성적과 면접으로 진행되는 전형이다. 고1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주로 '서류'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현재 추세는 학교 밖에서 준비하는 '스펙쌓기식' 서류 준비보다는 교내에서 준비하는 활동의 비중이 높은 경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1학년 때부터 무리하게 경시대회나 외부에서 실시하는 활동에 참여하기보다는 학교 내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학교 경시대회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좋다. 봉사활동도 시간 때우기 식의 활동이 아닌 일관성 있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논술전형의 경우 인문계열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무엇보다 독해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꼭 논술을 위해서라기보다 내신과 수능의 모든 시험은 독해력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경우 작문 등의 과목을 통해 기본적인 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 자연계를 희망하는 학생들은 논술 준비를 위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학교 시험의 심화문제 등의 풀이과정을 통해 준비하고 수능 준비와 더불어 고난도 문제를 손으로 하나하나 풀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고1 학생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논술이나 비교과 등이 아닌 내신과 수능"이라며 "실제로 대입 직전에 많은 수험생들은 부족한 내신이나 수능성적을 다른 전형 요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내신과 수능을 착실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내신이나 수능성적 관리만 잘해도 고3이 되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며 "대입이 복잡해 보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잘 다지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도 모두 준비하고 있지만 쉽게 잊고 있는 내신과 수능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