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산업이 침체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한 해외건설프로젝트개발전문회사 사장이 직접 금융을 일으켜 필리핀 수력발전소건설공사 2건(수주액 1억2,200달러)을 따내 화제다. 화제의 인물은 피엘글로발의 임진하 사장.
임 사장은 “이젠 국내업체들도 해외업체가 발주하는 공사만을 기다리지 말고 직접 파이낸싱을 해 건설사업을 만드는 `개발형 수주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사장이 최근 수주한 필리핀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은 일본 건설업체들이 지난 93년과 98년 등 2번에 걸쳐 수주를 시도하다 실패한 프로젝트다. 당시 금융부실로 몸살을 앓았던 일본금융업계의 사정 때문에 파이낸싱을 하지 못했던 것.
임 사장은 호주의 투자은행 맥쿼리뱅크(MACQUARIE BANK)를 연결시켜 직접 금융을 일으키는 방식을 택했고 경쟁의 틈새를 뚫을 수 있었다.
임 사장은 “외국의 유력 건설업체들을 보면 과장급 실무자에게도 많은 재량권을 부여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과감하게 발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국내업체들은 기업소유주의 결재가 없으면 CEO(최고경영자) 조차도 사업수주결정을 할 수 없어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 사장이 개발형프로젝트의 목표로 삼는 시장은 주로 아프리카와 남미지역 중 신용등급이 좋은 국가들이다. 아프리카의 보츠아나만 해도 국가신용등급이 `A`로 일본과 필적한다. 임 사장은 “건설 및 개발업체가 직접 금융을 조달해 사업비만 만들 수 있다면 이들 신흥시장의 해외건설사업을 발굴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말 1억달러 규모의 과테말라 주거지역 건설프로젝트를 크레딧스위스은행과 연계시켜 수주, 오는 25일께 본계약을 할 예정. 또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츠아나 화력발전소 프로젝트도 7월께 MOU(양해각서)를 맺을 전망이다.
지난 94~99년 대우건설과 SK건설의 해외건설부서에서 근무했던 임 사장은 현재 일본 회계회사인 KPMG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