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막차 탄 투자가들 '발동동'

혁신도시 건설계획 전면 재검토 소식에 전전긍긍
공공기관 이전 무산될까 우려
밑지고 내놔도 매수문의 없어
자체사업 진행 부산만 '느긋'


혁신도시 예정 지역 인근의 토지를 뒤늦게 매입한 투자가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미 급등한 가격 탓에 토지 매수세가 실종된 가운데 혁신 도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뒤늦게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발만 동동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토지 가격은 5~6년 전만해도 3.3㎡당 1만~2만원에 거래됐지만 혁신도시 발표 이후 꾸준히 올라 현재는 100만~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전주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뜩이나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상태에서 혁신도시마저 수정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면서 매물을 내놓는 투자가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과연 얼마나 많은 매물이 소화될지는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인근 지역 토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가들의 발길이 끊긴지도 오래다. 강원도 원주 동도중개사의 한 관계자는 “토지를 보상받은 사람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인근의 토지를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수 문의가 끊긴 지 2년 가까이 됐다”며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혁신도시가 취소나 축소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투자가들은 공공기관 이전마저 무산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경북 남면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안 그래도 공사가 늦어져 주민과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는데 공공기관 이전까지 축소되면 손실과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토지를 매입한 사람들의 매물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지 매물은 이미 잔뜩 늘어난 상태다. 경북 혁신도시 주변 토지는 지난 2005~2006년도에 3.3㎡당 20만~30만원을 호가한 뒤 현재는 5만~6만원에서도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매입 금액보다 적은 금액으로 매물을 내놓아도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는 것이다. 경북 농소면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땅을 내놓는 사람이 늘었는데 찾는 사람이 없다”며 “빨리 공사가 마무리되기만 기다렸는데 (사업이)지연되거나 축소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혁신도시 사업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부산 지역 투자가와 주민은 느긋한 분위기다. 전국 11개 혁신도시 중 부산 혁신도시만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부산 혁신도시 측의 한 관계자는 “오늘 착공식을 진행할 예정이며 앞으로의 일정도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공인중개소의 한 관계자는 “혁신도시 착공도 진행되고 인근 지역이 재개발 지역이어서 문의는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