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수 父子 나란히 국내 대학강의

외국인 부자(父子)가 나란히 국내 대학강단에 서게 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연세대 치과대학 초빙교수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로버트 메릴(Robert Merillㆍ69)와 현재 서울대 국어교육과에서 강의하고 있는 크레이그 메릴(Craig Merillㆍ44) 교수. 이들은 외국인 부자가 동시에 한국의 명문대학에서 나란히 강의하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구강내과 교수인 로버트 메릴씨는 “머나먼 나라에서 아들과 함께 강단에 선다는 생각만으로도 무척 떨립니다”며 자못 들뜬 표정을 지었다. 로버트 메릴 교수가 연세대 강단에 서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 학회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한국에서 강의해 보지 않겠느냐`는 연대 치대 김종열 교수의 제안. 한국어를 가르치는 아들과 한국인 며느리 덕분에 평소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던 메릴 교수는 칠순이 가까운 나이에 머나먼 이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또 아들 크레이그씨도 아버지의 한국행을 적극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교인 UCLA에서 구강내과학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메릴교수는 다음달부터 구강내과학, 구강진단학 등 전공과목 5과목을 영어로 강의할 예정이다. 그는 “그 동안 많은 강의를 해 봤지만 머나먼 이국에서 아들과 함께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무척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들인 크레이그 교수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초빙교수로 임용돼 한국 학생들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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