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란 게 자랑스럽다"

하인스 워드 회견··· "혼혈인위한 재단 설립 추진"
4일 盧대통령과 오찬

"MVP 사인 멋지네요" 미국프로풋볼(NFL) 하인스 워드 선수가 4일 청와대를 방문, 자신이 사인한 볼을 선물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즐겁게 받고 있다. /연합뉴스

“펄벅재단과 연계해 비슷한 성격의 재단 설립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방한 중인 한국계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하인스 워드(30ㆍ사진)는 4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혼혈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회색 정장을 입고 회견장에 나온 워드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첫 인사를 건넨 뒤 "한국인으로 받아준 게 고맙다“며 “자라면서 절반이 한국인이란 게 창피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고 한국인이란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태어난 곳으로 다시 돌아와 긴장되고 기쁘다“며 “어머니가 자란 곳을 둘러보고 한국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드는 특히 “이번 기회에 한국 전통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길 기대한다”면서 “나는 혼혈이기 때문에 나의 절반은 전통이 여기(한국)에 있다”며 한국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워드는 이어 “어머니(김영희씨)는 한국에 집을 사달라고 하신다”며 “지금은 환대에 정신이 없지만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꾸준히 한국을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드는 이날 짧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노무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워드를 보고 큰 꿈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칭찬하자 워드는 “젊은이의 모범과 귀감이 된다니 영광이고 형언할 수 없는 축복”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워드는 이어 “지금 후회하는 것은 예전에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 것”이라며 “앞으로 어머니와 대화할 때 한국어로만 대화했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워드는 청와대 오찬에 앞서 노 대통령에게 미식축구공과 수퍼볼 챔피언 기념모자, 유니폼 등을 선물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워드의 좌석 뒤쪽 벽면에 그의 방한을 지원한 대행사와 대기업들의 로고가 촘촘하게 배치돼 일부 기업체의 마케팅 활동이 너무 지나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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