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안은 현실적 대안이었다"

鄭총리, 마지막 세종시 민관합동委 주재… "역사는 충정으로 기억할것"
직접표현 삼간채 안타까움 표시
宋위원장은 정치권 강력 비판도

정운찬(오른쪽) 국무총리가 5일 정종환(가운데) 국토해양부 장관과 임종건 전 서울경제신문 부회장을 비롯한 민간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 마지막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주영기자

"역사는 우리의 행동을 국가와 국민을 사랑한 충정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취임 후 세종시 수정안 관철에 총력을 기울였던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한 마지막 소회다. 정 총리는 5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마지막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를 주재하고 비교적 담담한 모습으로 준비해온 원고를 읽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돼 더 이상 추진이 어렵게 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음을 반영하듯 회의에 앞서 송석구 민간위원장을 포함한 위원 한 명 한 명의 손을 잡고 고마움을 표했다. 물론 아쉬움의 표정도 역력했다. 특히 정 총리가 최근 세종시 수정안에 사실상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터라 이날 회의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세종시 총리'로 불렸던 만큼 이날로 해체되는 민관위 회의에서의 정 총리 발언에는 많은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직접적 표현은 삼간 채 간접적으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가 제기했던 문제의식은 순수하고 용기 있는 것이었고 우리가 제시했던 해결책은 현실적이고 조화로운 대안이었다"고 평했다. 오히려 송 위원장이 강도 높게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수정안을 부결시키고는 정부가 애써 유치한 기업을 (지자체가) 서로 빼앗아가려고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은 한편의 희극과 같다"며 "수정안 반대로 당선된 도지사가 수정안을 전제로 세종시에 오려고 했던 기업을 끌어가려는 모습은 차라리 측은하게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 정 총리는 '위원 해촉의 건'을 안건으로 처리한 뒤 본회의를 10분 만에 정리했다. 그러나 회의에 배석했던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총리와 송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안건 처리 후 한 시간이 넘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수정안 무산의 아쉬움을 달랬다. 수정안 마련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과 정치 논리에 따라 뜻이 관철되지 못한 점 등이 덕담의 주요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정 총리와 위원들은 추후 일정을 조정해 식사자리를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위원회 차원이 아니라 단순히 그간의 정리(情理)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정 총리와 위원들의 애정은 각별했던 셈이다. 세종시 무산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기로 한 정 총리에게 이날은 여느 어떤 날보다 긴 하루였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의 열정과 함께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는 지난해 11월16일 출범 후 10여차례 회의와 독일 본ㆍ베를린 방문 등의 여론수렴 과정을 가진 뒤 올해 1월11일 최종 수정안을 마련,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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