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안정 되찼나” 촉각

남미 각국과 미국이 드디어 베네수엘라 사태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번 주에는 베네수엘라 사태가 중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총파업 6주째를 맞고 있는 베네수엘라 사태는 지난 주 민영은행들이 파업에 동참함으로써 정점에 도달했다. 은행파업 첫날인 9일 볼리바르화 가치가 폭락, 전날보다 10% 오른 달러 당 1,603 볼리바르에 거래됐다. 또 총수출의 80%를 차지하던 석유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베네수엘라는 하루에 7,000만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보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는 가뜩이나 안 좋은 남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1,400억 달러에 이르는 공공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아르헨티나는 이번 주 국제통화기금(IMF)과 외채 상환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좌파 성향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취임한 브라질에 대해서는 국제 투자가들이 여전히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베네수엘라의 불안이 남미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남미 각국과 미국은 이번 주부터 사태 해결을 위한 본격적인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셀소 아모림 브라질 외무장관은 베네수엘라 사태 중재를 위해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의 주도로 중남미 주요 정상들이 오는 15일 에콰도르에서 첫 회동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도 중남미 국가들의 연합체인 미주국가기구(OAS)를 통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멕시코와 브라질을 매개로 한 미국의 중재방안은 이번 주 중 발표될 전망이다. 미국의 중재 방안은 베네수엘라 총파업의 즉각적인 중단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신임을 묻기 위한 선거의 조기 실시 등을 포함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세계 5위 석유 수출국인 베네수엘라의 총파업과 이라크에서의 전쟁 발발 가능성 고조로 급등락을 보여 온 국제 유가가 이번 주에는 안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유가 진정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지난 2달간 16% 가량 급등한 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OPEC은 석유 생산량을 하루에 150~200만 배럴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 보다 31센트 하락한 31.68달러를 기록했고,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는 3센트 하락한 30.41달러에 거래됐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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