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하오는 만용을 부리지 않고 69로 따냈다. 만용이라면 70의 자리에 과감하게 올라서는 것. 서봉수가 말한 사두(蛇頭)인데 결정적인 팻감이 없으므로 정말 만용일 것이다. 결국 70의 자리는 최철한의 손에 돌아갔다. 72로 따냈을 때 가에 손을 쓰면 문제의 패는 일단락이지만 흑이 그렇게 두는 것은 지나친 굴복이다. 73으로 팻감을 쓰며 또 버티었는데…. 뒷맛이 나쁘다고 생각한 최철한은 74로 꽉 이었다. 이 순간 사이버오로 검토실에 들어와 있던 루이9단이 짧은 탄식을 토했다. “아! 뭐하는 거얏.” 백74는 중대한 실수였다. 이 수로는 참고도 1의 백 1로 몰아 버렸어야 했다. 흑이 2로 패를 따내면 또 3으로 깨끗하게 몰아 버린다. 이것으로 좌상귀 일대에는 30집이 넘는 백의 실리가 확보되어 백이 유망한 바둑이었다. 흑4로 공격해도 패를 한번 따내고(백5는 따냄) 7로 탈출하여 그만이다. 백76의 보강은 정수. 이 수로 77의 자리에 뚫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창하오가 화낼 거예요.” 루이 9단이 참고도2의 흑1 이하 5를 그려 보이며 좌변 백대마가 모조리 잡힌다는 결론을 내렸다. 흑에게는 A와 B의 두 군데 팻감이 있는데 백에게는 C의 팻감밖에 없다는 설명이었다. (75…72의 오른쪽. 78…72. 86…69의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