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매니저 비교해 선택 가능해진다

금투협, 운용사 인력현황등 정보 제공 '종합공시서비스' 개시


펀드매니저의 경력이나 자산운용사의 운용인력 관리 현황 등의 정보 9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공개돼 투자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비교해보고 펀드를 고를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협회는 9일부터 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의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펀드매니저 종합공시서비스(http://dis.kofia.or.kr)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하는 펀드매니저 공시는 크게 ▦자산운용사별 ▦펀드매니저별 ▦펀드별 세 가지로 구분돼 정보를 제공한다. 먼저 자산운용사의 경우 펀드매니저 수, 매니저들의 평균 경력, 평균 근무기간, 펀드의 매니저 변경 횟수 등의 공시를 통해 어떤 운용사가 운용인력을 꾸준히 활용하는지를 따질 수 있게 된다. 펀드매니저별 공시는 매니저의 나이와 경력, 이직 내역, 운용 중인 펀드와 과거(2009년 2월 이후)에 어떤 펀드를 운용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펀드별 공시는 해당 펀드의 매니저 정보 등을 다룬다.

금투협은 이번 펀드매니저 공시를 통해 펀드의 운용인력이 자주 바뀌는 폐해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펀드매니저의 연평균 총이직률(2001~2009년,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가 이직하는 비율)은 22.4%다. 매니저 10명 중 두 명 이상이 매년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다. 최봉환 금투협 본부장은 "펀드 매니저가 바뀔 때마다 포트폴리오(편입 종목)를 교체해 거래비용이 발생하고 장기적인 철학을 가지고 운용할 수 없게 된다"며 "펀드매니저 공시가 시행되면 매니저 바뀜이 잦은 운용사가 드러나기 때문에 매니저의 장기 근무를 점차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의 과거 징계 사실 공개는 매니저 개인의 사생활 보호와 충돌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법적 검토가 더 진행된 후 실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또 펀드별 과거 매니저들을 검색할 수 있게 하는 등 공시시스템의 지속적인 관리로 완성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투자자 알 권리가 강화된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한 매니저가 오랜 기간 펀드를 운용한다고 꼭 수익률이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공시 시스템 도입 효과가 얼마나 클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펀드들이 비슷한 벤치마크(추적대상지수)를 활용하고 운용방식도 유사해 운용인력과 상관없이 수익률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태"라며 "매니저의 운용기간과 수익률 사이의 유의미한 인과관계가 나타날 때 이 공시시스템이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시에 따르면 8월 초 현재 우리나라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는 모두 514명으로 평균 경력기간은 5년9개월, 현재 회사의 평균근무기간은 3년10개월로 나타났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보유매니저 3명의 평균 경력 및 근무기간이 각각 10년2개월, 8년10개월로 가장 길었고 삼성자산운용은 가장 많은 39명의 매니저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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