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는 윤용로(사진) 외환은행장의 부담감은 어느 해보다 크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 등 하나·외환 간의 화학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지휘해야 하는 탓이다.
윤 행장은 7일 서울경제신문과 신년 인터뷰에서 올 키워드로 '생존과 재도약'을 제시하고 수익력 회복, 리스크 관리, 마케팅 역량 강화 등 세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2012년 이후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고 외환은행을 떠난 고객을 다시 찾기 위해 금리를 우대하는 가격 정책을 펼쳤다"며 "지난해 11월 거래 고객 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순이자마진(NIM)은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내실 다지기를 고려하고 있다. 강점인 외국환 이익을 중심으로 비이자 이익을 더욱 늘리고 고객·상품별 수익·리스크 분석에 기초해 정밀한 가격 관리 방식을 구축하겠다는 생각이다. 윤 행장은 "자산 증대에 의존해오던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트랜잭션뱅킹 등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업 편중이 심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중소기업과 소호 확대도 꾀하고 있다.
윤 행장은 "외국환 부문의 전문성을 살려 수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실버 시장 부문에서는 하나금융과 시너지를 최대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윤 행장은 "하나금융은 자산운용사와 생보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고 하나은행은 실버 상품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룹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실버 시장에서 공동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에 대해서 그는 "각종 규제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등 현재의 시장 여건 속에서는 규모의 경쟁이 필수적"이라며 "(외환카드가) 1978년 최초로 카드 사업을 도입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만큼 통합법인에서도 외환카드 인력이 주도적으로 역량을 펼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