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참치(참다랑어) 남획을 줄여보려는 일부 국가와 환경단체의 제안이 무산됐다.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유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 참석한 175개국 대표단은 참치캔과 횟감으로 주로 사용되는 '대서양 참다랑어' 수출금지 안건을 부결 처리했다. 찬성 20표, 반대 68표, 기권 30표였다.
모나코는 참다랑어 개체수가 남획으로 75% 줄었다며 수출 금지안을 제출했지만, 미국과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만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세계 1위(80%) 참다랑어 소비국 일본이 규제안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자국 수산업계가 입을 타격을 우려해 반대표를 던졌다. 모나코는 이 문제에 대해 다시 표결을 부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역시 국내 수산업 보호 및 참치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 참치 거래 규제안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톰 스트릭랜드 미국 내무부 차관보는 "일본의 상업적인 이해관계와 대서양참치보존위원회(ICCAT) 같은 규제기구의 직무유기로 참치 거래 규제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일본은 전체 참치 어획량의 80%를 수입할 만큼 참치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일본은 이 때문에 국제거래 금지안이 통과돼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앞서 천명하기도 했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로 분류돼 국제거래 금지안에 상정된 북극곰 역시 이날 부결됐다. 북극곰은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점차 소멸되면서 서식처가 사라지고 있다. CITES 회의 동안 아프리카코끼리, 나일악어 등 동식물 42종에 대한 남획 및 무역 규제안이 논의된다. CITES 회의는 오는 25일 폐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