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의 쾌거를 이루며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쓴 축구대표팀이 출정 38일 만인 29일 귀국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16시간여 만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표팀이 입국장을 가득 메운 환영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영종도=박서강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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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을 설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준 국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해답을 찾았다고 봅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한 축구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을 떠난 지 16시간 만인 29일 오후6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달 22일 일본과 평가전을 치르기 위해 한국을 떠난 지 38일 만이다. 러시아의 소속팀으로 곧장 떠난 김남일(톰 톰스크)과 스코틀랜드 셀틱과 입단계약을 맺기 위해 영국으로 이동한 차두리를 제외한 21명의 태극전사들은 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과 팬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입국장에 들어섰다. 회색 정장에 검정색 넥타이를 맨 선수들은 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이동해 해단식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애초 내세운 16강의 목표를 달성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며 “앞으로 다가오는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국 축구는 분명히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지만 앞서지도 못하고 뒤지지도 않은 단계”라며 “더욱 세밀한 공수의 기술을 보완해야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과제를 제시했다.
월드컵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결판을 낼 것이라는 생각으로 치렀고 결국 우리나라가 16강을 확정 지었을 때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또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이 끝난 뒤 선수들이 우는 것을 보니까 나 역시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웠다”며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응원에 감사드린다”는 짤막한 인사로 소감을 전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어떤 주문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특별히 한 말은 없다. 서로 즐기면서 하자는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2년에는 팀의 막내여서 형들만 따라서 앞만 보고 달렸던 것밖에 없었는데 이번 월드컵은 주장을 맡아 부담감이 많았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2010년 브라질월드컵 출전과 관련해서는 “4년 뒤 월드컵은 현재 생각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선수들은 기자회견에 이어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장소를 옮겨 ‘국민 대축제, 남아공월드컵 선수단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해산했다. 이동국(전북), 이운재(수원), 조용형(제주) 등 국내파 선수들은 K리그를 준비하고 박지성, 이청용(볼턴) 등 유럽파들은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달 초 출국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7월10일 이전에 기술위원회를 열어 허 감독의 후임을 선임하는 등 대표팀을 재정비한다. 허 감독이 연임할지 새로운 인물이 사령탑으로 선임될지에 따라 코칭 스태프 변화의 폭이 결정된다. 새로 구성되는 대표팀은 8월11일 A매치가 예정돼 있어 선수들은 이르면 8월 초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다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