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도 국정원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에 허점이 드러나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정원은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또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잃게 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증거조작 책임을 물어 전날 서천호 국가정보원 2차장의 사표를 수리한 만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재신임하는 방향에서 이번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은 이번 검찰수사가 몸통은 그대로 둔 채 국정원 2차장 사표 수리로 매듭을 지으려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강하게 반발해 이번 사태가 6·4지방선거 과정에서 정치쟁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남 원장은 이날 서울 국정원 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서류조작 의혹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며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아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