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게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천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다음주 초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지난해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중단을 청탁하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7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천 회장은 또 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는 등 100억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천 회장은 지난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드는 과정과 잦은 합병ㆍ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3시30분 천 회장을 세 번째로 소환,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천 회장은 이날 오전10시에 검찰에 출석할 계획이었으나 고혈압을 이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오후3시30분 검찰에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해 4월 18대 총선 당시 박 전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철국 민주당(김해을) 의원도 이날 소환해 조사한 뒤 11시께 돌려보냈다. 검찰은 김학송(진해)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2∼3명과 김태호 경남도지사, 부산고법 P판사와 판사 출신 변호사 등 의혹이 제기된 인사들을 차례로 조사한 후 오는 6월 초 기준을 정해 한꺼번에 처벌할 방침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혐의를 자수ㆍ자백하는 피의자에게는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수사팀 내부의 논의가 있었다”고 밝혀 수사에 협조를 보인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 일부 인사에 대해서는 불구속기소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날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재소환해 2003년 3월 박 전 회장에게서 빌렸다는 7억원을 실제로는 갚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권양숙 여사를 재소환하고 다음주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괄적 뇌물죄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