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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침체로 고민하던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 상인들에게 전주 남부시장의 성공모델이 알려진 것은 최근 일이다. 전주 남부시장은 젊은층도 즐겨 찾을 정도로 활기를 띄고 있는 재래시장인데, 전국에서도 알아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광주 대인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로 고민했던 곳이라고 믿겨지질 않을 정도다. 죽어가던 남부시장이 되살아난 계기는 젊은피를 대거 수혈한 때문인데, 시장 상인들은 5년전부터 방치된 시장내 건물 옥상 자리를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적극 개방했다. 그 결과 청년들이 운영하는 까페와 액세서리 수제관광기념품 등 20개 가게가 들어섰고, 덩달아 젊은층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한산하던 시장내 콩나물국밥집이나 팥죽집 등은 줄을 서야 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면서, 젊은 피 수혈작전이 대박을 터뜨리게 된 것이다.
광주 대인시장 상인들은 전주 남부시장의 성공모델을 듣고는 귀가 번쩍 열렸다. 330여명의 시장상인들은 곧바로 청년창업가 유치 등을 본격 실행하기 위해 상인들 중심으로 '대인시장육성사업단'을 만들고, 빈 가게 공간을 젊은 창업에 내 주기로 의기투합했다. 16일 박시훈 대인시장육성사업단장은 "시장에 비어있는 점포에 청년들을 입주시켜 시장에 젊은 피가 돌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말했다.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부시장 모델은 대인시장 상인들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된 것이다.
사업단은 청년 창업자를 모집해 컨설팅과 자금 지원, 사후관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건물 임차료나 인테리어 비용, 점포운영비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젊은 피를 수혈해 시장을 '회춘'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업단은 청년창업의 구체적인 테마업종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세미나와 토론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사업단은 연내 선두상점을 오픈시킨다는 목표다. 이후 이를 중심으로 중심거리를 형성해 젊은 시장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1976년 문을 연 대인시장은 광주의 중심상권이 서구 상무지구 등으로 옮겨가고 인근에 자리했던 전남도청도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쇠퇴를 거듭해 왔다. 현재 330여개 점포가 있는데, 이 가운데 60세 이상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가 전체 70%에 육박할 정도로 고령화됐다. 빈 점포는 20%에 이를 정도로 시장분위기는 침체돼 있다.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 내 빈 점포에 청년들이 들어오면 다시 북적이는 시장골목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