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체를 컴퓨터에서 표현해주는 폰트가 표현법상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어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판결에 대해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서울고법 민사4부는 윤디자인연구소 등 5사가 최근 한글 폰트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韓모씨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지난 12일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판결 내렸다. 이에 대해 한양시스템, 서울시스템 등 한글 폰트 개발업체들은 이번 판결로 폰트 개발산업이 설 땅이 사라진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강경수 한양시스템 사장은 『몇 달씩 걸려 폰트를 개발하는 업체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복제한 업체의 손을 들어준 것은 폰트업체의 개발 의욕을 꺾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좋은 한글서체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사라졌다』며 개탄하고 『독창적인 한글 글꼴을 더 이상 보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폰트 개발업체는 MS워드, 아래아한글, 훈민정음워드 등에 저작권료를 받고 한글폰트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글 폰트의 저작권이 널리 인정돼 있는 셈이다. 한국MS의 한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서체 개발업체가 30년 소유권을 보유한다』며 『국내에서는 한글폰트에 적용할 법률이 없어 이같은 소송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디자인연구소 등은 앞으로 대법원에 항소하는 한편, 폰트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법률 제정 및 저작권 보호 운동을 벌여나가는 등 강도높게 대응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병도 기자 D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