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고공행진을 보이면서 자동차 내수시장의 침체 골이 더 깊어지고 있 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는 신차 발표 시기를 늦추거나, 내수 판매목표 수정하고 있다.
1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가 상승으로 인해 자동차 내수판매 회복 시기가 당초 예상했던 총선이후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7월부터 경기침체로 자동차 내수판매가 하락세로 반전된후 이라크전 여파로 유가 상승이 지속되자,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성진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내수판매 부진은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유가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근 3년 동안 자동 차 내수시장을 분석한 결과, 유가가 내수판매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연평균 미국텍사스중질유(WTI) 배럴당 가격이 26.09달 러였을 때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의 내수판매는 162만2,268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배럴당 가격이 31.12달러로 치솟으면서 내수 판매는 131만8,813대로 크게 감소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라크 사태가 장기화돼 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되지 않을 경우 자동차 내수판매 회복시기도 3ㆍ4분기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 다”고 덧붙였다.
이에 총선이후 경기회복에 기대를 걸고 신차 출시를 지난달부터 본격화한자동차 업계는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경기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앞으로 계획된 신차 발표 시기를 늦추고 국내 내수판매 목표치 수정작업에 돌입했다.
쌍용차의 경우 이달말 선보일 예정이었던 ‘로디우스’ 출시시기를 다음달 로 연기했으며현대ㆍ기아차 역시 각 영업소에 매달 시달하는 월별 내수판매 목표치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출의 절반이상을 내수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몇 몇 업체의 경우 생산라인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국내 메이저 자동차업체들도 내수침체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량을 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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