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지난해 국내 기업의 평균 부도율이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는 협회 산하 신용평가사 평가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한신정평가(한신정), 한국신용평가(한신평),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등 신용평가사 3개사의 평가를 종합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3대 신평사가 평가한 기업의 평균 부도율은 1999년 6.5%에 달했으나 2000년 1.8%로 낮아진 뒤 2001년 2.9%, 2002년 2.2%, 2003년 1.5%, 2004년 3.0%를 각각 기록했다. 이후 2005년 1.2%, 2006년 1.1%, 2007년 0%로 3년 연속 줄었다 지난해 2.5%로 4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
특히 지난해에는 미분양 사태 등으로 건설 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BBB’ 등급에서도 2개사가 부도를 냈으며, 투기등급 중에서는 20개사가 부도나 200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0.9%의 부도율을 기록했다. ‘BB’등급의 평균 부도율이 13.3%로 ‘B’등급의 9.2%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부도율 역전현상이 1999년 이후 나타나 금융위기를 우량 회사도 피해가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한편 자산운용사ㆍ증권사ㆍ은행 등 회사채 관련 실무담당자 3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신용평가 3사의 독립성은 모두 ‘보통 이하’의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신용평가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며 “정확한 평가를 위해 무엇보다 신용평가의 독립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