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 제일모직, ELS도 휘청

올들어 주가 27% 빠져 원금손실 구간 진입


제일모직이 실적부진 우려에 연일 신저가를 이어가면서 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요 주가연계증권(ELS)이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 속속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모직은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8% 빠진 6만4,5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4·4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한 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연초 후 27%나 주가가 빠진 상태다.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내리막을 걷는 동안 제일모직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일부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

예탁결제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을 기초자산으로 2011년(통상 ELS 만기는 3년) 발행된 주요 대형 증권사의 공모형 원금비보장 ELS는 200억원에 달한다. 발행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만기 3년의 '삼성증권 ELS 5489회'를 75억원어치 판매했다. 2011년 5월24일을 기준일로 한 이 상품은 녹인 배리어가 60%다. 기준일 종가인 12만7,000원에서 40% 넘게 주가가 빠지면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제일모직의 11일 주가는 기준일 대비 49.21%나 하락한 상태라 이 상품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2011년 제일모직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4종을 62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3개 ELS 모두 녹인 배리어가 55%다. 만기일에 주가가 45% 넘어 떨어지면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2011년 5월26일(기준일) 제일모직과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9억원어치 발행된 미래에셋 2388회 ELS는 제일모직 주가가 기준일 종가(13만4,000원) 대비 51% 넘게 떨어지면서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같은 해 3월 발행된 2138회는 기준일 종가(3월25일 11만4,000원) 대비 주가 하락률이 43%대라 녹인 터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4월15일 발행된 2231회도 제일모직과 SK이노베이션 모두 주가가 크게 떨어져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2011년 4월8일 발행된 2199회는 2138회와 기준일 종가가 11만4,000원으로 같지만 다른 기초자산인 두산중공업 주가가 급락해 이미 녹인을 터치했다.

이 밖에 2011년 6월 23억원 규모로 발행된 한국투자증권의 1962회(제일모직·기업은행 기초)가 녹인 배리어인 55%(45% 이상 하락시 손실)를 넘어섰고 만기가 한 달 남은 대우증권의 5415회는 기초자산인 제일모직과 삼성증권 모두 녹인 배리어를 터치해 손실이 위험이 커졌다.

당분간 제일모직 주가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만기가 다가온 ELS의 손실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주가가 녹인 배리어 위로 회복되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을 보게 된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부품을 채용 중인 갤럭시S4와 갤럭시노트3의 출하가 둔화되고 있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의 신규 매출이 지연되고 있다"며 "계절적 비수기, 스마트폰과 TV세트 산업 둔화에 따른 화학 소재의 낮은 수익성이 이어지면서 제일모직의 단기 이익 모멘텀은 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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