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거품 조기에 꺼질수도"

김학주 삼성證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 증가로 코스피지수가 2~3년 내 3,000포인트 고지 달성이 가능하지만, 기업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미흡하고 물가부담이 가중될 경우 유동성 버블이 예상보다 빨리 꺼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인하로 아시아 증시로 글로벌자금이 몰리는 것 이외에도 국내 증시는 자금의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가 유동성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탈중개화는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이 약화돼 자금이 은행예금에서 이탈해 주식시장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삼성증권은 변액보험 규모가 현재 27조원에서 2~3년 내 50조원으로, 퇴직연금도 1조8,000억원에서 같은 기간 동안 35조원까지 늘어나면서 증시 주변 자금도 2~3년 내 50조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자금 증가분 중 20%만 주식매입에 나선다고 해도 10조원가량이 순유입되는 것”이라며 “이 경우 2~3년 내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유동성 장세에 따른 상승으로 지수 상승폭만큼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힘들고 물가부담이 가중될 경우 유동성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 센터장은 “중국의 생산성 개선 속도가 둔화되면서 이제부터 세계적인 물가상승 압력도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도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져 은행예금으로 자금환류(Reintermediation)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유동성 장세는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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