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는 최근 대통령 당선시 서머스를 재무장관으로 유임시키겠다고 약속하는가 하면 『경제분야는 반드시 서머스에게 자문을 구하겠다』는 등 강력한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서머스 역시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최근 러시아의 돈세탁 청문회과정에서 부통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 방패막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어가 「서머스의 네메시스(복수의 여신)」로 알려질 만큼 두사람이 뿌리깊은 적대관계를 지속해왔던 점을 감안할때 워싱턴 정가에선 고어의 변신을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머스는 과거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로 근무할때 『선진국들은 빈국에 쓰레기를 수출해야 한다』고 발언, 고어로 대표되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공적으로 지목돼왔다.
이와 관련, 월가에서는 완고한 환경주의자로 평가되는 고어가 차기 집권시 금융시장에 불리한 경제정책이 수립될까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어는 서머스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어도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 「대통령 고어」에 불신감을 갖고 있는 월가를 달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또 고어-서머스 관계를 부각시켜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치적을 자신의 몫으로 돌리겠다는 계산도 밑바탕에 깔려있다.
한편 고어는 13일 미국 최대 노동단체인 미 노동총연맹(AFL-CIO)로부터 공개적인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하향곡선을 달리고 있던 대선가도에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상범기자SS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