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트리버는 광고나 영화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견종(犬種)으로 국내에도 많은 사람들이 키우고 있는 애완견이다. 타고난 천성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기 때문에 맹인 안내견으로 친숙하지만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는 사냥개로 길들여졌을 만큼 날렵하고 용맹한 면도 있다. 총에 맞아 떨어진 새를 회수하는(retrieve) 능력이 뛰어나 ‘리트리버(retriever)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니 짐작할 만하다.
할리우드에서 리트리버를 주인공으로 제작돼 박스 오피스에서 2주간 정상을 차지하며 인기를 끈 로맨틱 코미디 영화 ‘말리와 나’가 국내 개봉된다. 애완동물 애호가라면 귀가 솔깃해질 만 한 소식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리트리버는 온순하고 사람 말을 잘 듣는 착한 개가 아니란 점이 흥미롭다. 제니(제니퍼 애니스톤)와 존(오웬 윌슨)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달콤한 신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뜻과 달리 아이를 원치 않는다. 존은 고심 끝에 제니에게 애완 동물을 선물해 관심을 돌리려고 한다. 그가 선택한 것은 쾌활하고 온순하게 생긴 래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 ‘말리’로 제니는 마음에 들어 한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뿐, 말리는 하루 종일 정신 없이 뛰어다니고 사고를 치는 통에 이들의 삶은 엉망이 돼 가는데….
이 작품은 미국에서 40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른 동명 원작 에세이를 영화로 옮긴 것으로 잔잔한 감동과 유머를 느끼게 한다. 존과 제니가 애완견인 말리와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에 대해 좀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연출한 데이빗 프랭클이 감독을 맡아 로맨틱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를 적절하게 풀어냈다. 12세 관람가 19일 개봉.